사기사건에 휘말려 폐기된 대한민국 국새를 새로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올 2월 제5대 국새 인문 모형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전각가 전상모씨는 20일 "심사위원 5명 중 전각학회의 추천을 받은 2명이 모두 당선자인 전각학회장 권모씨의 문하생"이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학회장이 제자를 심사위원으로 추천한 뒤 본인이 응모했는데도 공정성에 유의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그런 논리라면 심사위원이 출품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모에 참가했던 전씨는 모형의 작품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권씨의 작품은 테두리가 일그러졌고 획 사이와 글자 사이가 일정치 않으며 글자가 훈민정음 서체 조형 원리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에 대해 "전각학회뿐 아니라 인장과 서체, 디자인 분야 전문가들도 심사에 참여해 5명이 만장일치로 당선작을 1등으로 꼽았다"며 "전각학회장 개인이 아닌 기관 명의로 6명을 추천 받아 그 중에 2명을 선정했으며 심사위원들은 출품자가 누군지 모르는 채 평가했다"고 해명했다.
심사위원장인 박병천 경인교대 명예교수도 "출품자에 대한 정보 없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몇 배수씩 좁혀가며 가장 우수한 당선작을 골랐다"고 말했다. 심사위원 B씨는 "결과가 나오고 보니 오해를 살수도 있겠지만 심사 중에는 다들 비슷해서 어떤 것이 스승의 작품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류호성 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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