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백두산 호랑이가 자취를 감춘 지는 어언 90년. 1921년 경북 경주 대덕산에서 사살된 것이 마지막 공식기록이다. 이후 백두산 호랑이 번식에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산림청은 20일 백두산 호랑이 암수 한 쌍을 올해 안에 중국에서 들여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아기 백두산호랑이의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1994년 한중 정상회담, 2005년 제5차 한ㆍ중산림협력회의 때 각각 백두산 호랑이 암수 한 쌍을 기증받았다. 모두 1955년과 77년 백두산 지역에서 생포한 순수혈통 백두산 호랑이의 후손들. 대부분 국내 동물원에 있는 시베리아 및 몽골산(産) 호랑이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게 산림청 설명이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번식에 실패했다. 2005년 11월 한국에 온 암컷은 4개월 만에 신우염으로 죽었고, 앞서 94년 기증받은 암컷 호랑이도 번식에 실패한 채 작년 5월 20살의 고령으로 자연사했다. 자연교미, 인공수정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는데도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산림청은 이번만큼은 꼭 2세 출산을 성공시킨다는 각오. 그런 만큼 사육에 더 공을 들일 계획이다. 종전엔 광릉 수목원 등에 사육했는데 이번엔 대전 동물원이나 서울대공원 등에 위탁,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 2014년 경북 영주에 들어서는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에 사육공간을 넓혀 최대한 야생과 비슷한 서식 조건을 마련해 줄 계획도 갖고 있다. 이규태 산림청 국제산림협력추진단장은 "사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며 "꼭 백두산 아기 호랑이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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