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6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교보생명 컨설턴트 대표와 아름다운재단 간사가 이 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을 찾았다. 교보생명과 아름다운재단이 함께 펼치는 '다솜이 작은 숨결 살리기'운동의 1,000번째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이른둥이(미숙아) 지연(가명)이를 만나기 위해서다.
지연이는 임신 26주 3일만에 810g으로 태어난 '이른둥이'다. 병원에서 수술과 입원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회복해 나가고는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지연이 부모가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병원비도 함께 쌓여가고 있었다. 하지만 교보생명과 아름다운재단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지연이 아빠와 엄마는 비로소 웃음을 찾을 수 있었다.
이른둥이는 체중 2.5㎏ 미만 또는 임신 37주 전에 태어나 특별한 의료관리와 보호가 필요한 아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태어난 이른둥이는 2만2,000여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5% 가까이 된다. 고령 임산부, 다태아 증가추세와 맞물려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이른둥이는 탄생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부모와 떨어져 인큐베이터에서 세상 적응을 시작한다. 선천적으로 질환을 안고 있는 경우도 많고 면역력이 약해 퇴원 후에도 지속적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 문제는 치료비. 상태에 따라 1,000만원이 훌쩍 넘는 치료비 때문에 이른둥이를 둔 상당수 부모들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게 된다.
교보생명(대표이사 신창재)과 이름다운 재단(이사장 박상증)이 2004년 9월부터 '다솜이 작은 숨결 살리기'사업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어린이 교육보험을 사업을 일군 교보생명으로서는 기업 이익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차원에서 가장 알맞은 봉사활동이었던 셈이다.
이른둥이 지원에 쓰이는 자금은 '매칭펀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교보생명 컨설턴트가 매월 자신의 월급에서 일정금액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이 금액만큼 회사에서 지원하는 구조다. 현재 교보생명 컨설턴트 6,000여명이 동참하고 있는데, 올 3월말까지 39억원이 조성돼 1,000명이 넘는 이른둥이를 돕는데 쓰였다. 첫해에는 입원비만 지원하다 이듬해부터는 재활치료비까지 폭을 넓혔는데,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 가정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대상도 확대했다.
'다솜이 작은숨결 살리기'는 치료비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른둥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킴은 물론, 인식개선과 지원제도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에는 국립국어원 후원으로 '미숙아'라는 부정적 용어대신 '이른둥이'라는 한글 이름을 지어줬다. 또 이른둥이 양육가이드를 발간하고, 웹사이트를 만들어 이른둥이 관련 정보,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는 고민 등을 나눌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집안에 머무는 일이 많은 이른둥이들이 바깥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른둥이 가족캠프, 문화체험 등의 행사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아직은 여리지만 너무도 소중한 생명에 숨결을 불어 넣는 작은 노력들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며 "더 많은 이른둥이 가정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컨설턴트뿐만 아니라, 임직원들도 '사랑의 띠잇기'를 통해 작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사랑의 띠잇기'도 임직원들이 매월 일정금액을 후원하면 회사에서 동일 금액을 지원해 사랑의 펀드를 조성한 뒤 도움이 필요한 아동을 후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지원분야는 ▦결식아동 지원 ▦학비 지원 ▦의료비ㆍ심리정서 치료비 ▦교육ㆍ생활안정 지원 ▦예체능 꿈나무 지원 등 5가지인데, 임직원 본인이 스스로 후원 부문을 선택할 수 있다. 현재 1,87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매월 3,000여만원의 후원금이 어린이재단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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