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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1주년 4·19와 이승만 대통령 유족의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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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1주년 4·19와 이승만 대통령 유족의 사죄

입력
2011.04.1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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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유족 대표가 내일 서울 수유리 묘역에서 열리는 4.19혁명 51주년 기념식에 참석, 4ㆍ19 희생 영령들과 유가족에게 사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씨는 "이 대통령은 하야 후에도 '내게 올 총탄을 학생들이 맞았다'며 눈물을 흘렸다"면서 "이제 희생자 유족들에게 사과와 화합의 손을 내밀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승만박사기념사업회도"대한민국은 학생들이 흘린 피의 대가로 어느 선진국 못지 않은 민주화를 이루고 대국으로 발전했다"며 "희생 학생과 유족들에게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4.19혁명 직후 미국 하와이로 망명, 줄곧 병마를 겪다 서거했다. 이 때문에 본인이 직접 사과할 기회가 없었다. 그렇게 반세기 세월이 흘러 뒤늦긴 하지만, 고인의 유족이 대신 희생자들의 영혼과 유가족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하는 것은 불행한 역사의 한 장을 정리하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부정과 불의해 항거해 민주주의를 되살려내고 꽃처럼 스러진 청년 학생들의 숭고한 희생을 다 함께 되새기며 새삼 옷깃을 여미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4.19혁명은 반독재 저항을 넘어 대한민국의 민주적 정체성과 국가적 지향점을 확립, 한국 현대사의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역사적 사건이다. 이성과 양심, 평화와 자유의 4.19 정신은 우리의 현실이 왜곡되고 침체될 때마다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민중의식을 각성시켜 역사가 제 궤도를 회복하는 동력으로 작용해왔다. 이 점에서 4.19혁명과 그 정신은 영원히 현재진행형이다.

4ㆍ19 혁명 51주년에 이뤄지는 유족 대표의 사죄를 계기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가다듬어 균형을 회복하는 게 바람직하다. 부정과 부패, 독재 등 숱한 과오를 남겼지만 평생의 독립운동과 탁월한 외교 역량으로 대한민국의 기초를 다진 건국지도자의 공적 또한 뚜렷하다. 이를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은 과오에 대한 사죄와 마찬가지로 역사를 용기 있게 마주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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