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가 되면서 그를 따르는 북한 고위 권력층 2세들의 모임인 '봉화조'의 실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 정철 형제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봉화조는 중국 고위층 자제 모임인 태자당처럼 멤버 대부분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김일성종합대학과 평양외국어대학 등 북한 최고의 명문대학을 나온 뒤 부친의 후광으로 주요 권력기관에 진출해 있다.
2000년대 초 결성된 봉화조의 멤버들은 주로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등의 기관이나 산하 외화벌이회사에 적을 두고 위조화폐 유통과 마약 밀매 등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의 상당 부분을 김정은 형제에게 상납하면서 깊은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김정철이 2월 싱가포르를 여행했을 때 동행한 봉화조 멤버가 체제비용을 전부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이들은 미화 10만∼30만 달러의 판돈으로 도박을 즐기고 고가의 상품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봉화조 리더는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차남 오세현은 김정은과 함께 '봉수호' 마약밀매 사건과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 암살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005년 해임된 뒤 봉화조의 역할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원홍 군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의 장남 김철은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에 적을 두고 마약 밀매를 통한 외화벌이에 앞장서고 있다. 이밖에 스위스 주재 대사로 김정일 위원장의 비밀계좌를 책임졌던 리철 조선합영투자위원장의 장남 리일혁과 강석주 내각 부총리의 장남으로 인민무력부 산하 외화벌이 회사에 적을 두고 있는 강태성 등도 핵심 멤버로 꼽힌다.
하지만 대북소식통들은 봉화조에 대한 북한 내 평가가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전한다. 한 대북 소식통은 "봉화조 멤버들은 모두 최고의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일부는 출석도 제대로 하지 않고 아버지 후광으로 졸업장만 받은 경우도 있다"며 "주변에서는 이들을 '망나니' '건달'이라고 부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봉화조는 '마약동호회'라고 불릴 정도로 멤버 대부분이 마약 중독자들이며, 리더인 오세현은 헤로인 흡입으로 치료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소식통들은 "봉화조 멤버들이 고위층 자녀들인 데다 김정은에게 줄을 서있는 가장 확실한 사조직이어서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친위대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며 "그러나 이들이 인성이나 능력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주요 정책 기관에 핵심실세로 포진할 경우 후계체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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