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난 줄 알았던 구제역이 또다시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다시 대규모로 창궐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지역에 따라 산발적으로 추가 발생할 우려는 있다고 내다봤다.
17일 농림수산식품부는 전날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북 영천시 돼지사육 농가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한 결과 구제역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혈청형은 전국적으로 발생한 것과 같은 O형. 때문에 새로 유입된 구제역이 아니라 기존 구제역이 다시 확산됐을 개연성이 높다.
이번 구제역은 지난달 21일 마지막으로 양성 사례가 확인된 지 26일 만의 추가 발생. 농식품부는 "백신 접종 지역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발생 농가 외 이동 제한 조치를 따로 실시하지는 않기로 했다"며 "살처분도 감염 돼지 6마리에만 국한된다"고 설명했다.
잠잠했던 구제역이 한달 만에 다시 발생한 원인에 대해 김태융 농식품부 동물방역과장은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돼도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바이러스 양이 많은 경우 추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 확산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견해도 대체로 재확산 가능성은 낮다는 쪽이다. 김옥경 충북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거의 완벽하게 항체가 형성되는 소와 달리 돼지는 10~15% 정도 방어가 안 될 수 있다"며 "간헐적으로 발생할 수는 있지만 동시다발적 발생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영천에서는 지난달 25일 이후 지금까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3건이나 발생, AI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경북도 가축질병방역대책본부는 17일 "전날 영천시 오수동 산란계 농장에서 폐사한 닭 40여마리 시료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 의뢰한 결과, 고병원성(H5N1) AI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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