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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는 건재한데 나토는 사분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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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는 건재한데 나토는 사분오열

입력
2011.04.1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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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내전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반카다피 시민군을 지원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사분오열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14, 1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NATO 외무장관 회의는 리비아 내전에 대한 회원국 사이의 의견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타임은 “NATO의 공습이 리비아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해야 하는지를 놓고 계속 의문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28개 NATO 회원국 가운데 현재까지 군사작전에 참여한 국가는 14개국이고, 직접 공습에 가담한 나라는 영국과 프랑스를 선봉으로 한 6개국뿐이다.

미국은 리비아에서 군사적 역할을 축소한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세계는 보스니아 내전에서 일어난 것 같은 학살이 벵가지에서 되풀이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좀 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주문했다. 이그나치오 라 로사 이탈리아 국방장관도 “우리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행동할 것”이라며 지상군 공습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결의한 3월 17일 유엔의 투표에서 기권해 비난을 받았던 독일 또한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타임은 폴커 페르테 독일국제안보연구소 디렉터의 견해를 인용, “독일 연립정부의 의사 결정 과정에 혼란이 많다”며 “독일의 기권이 프랑스와 독일의 양자 관계에 긴장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15일 개최된 NATO-러시아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더 큰 균열이 드러났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리비아 문제를 정치ㆍ외교적 수단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 결의는 정권 교체를 승인하지 않았다”며 “동맹국은 더 이상의 군사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느레스 포그 라스무센 NATO 사무총장은 “NATO군은 유엔 안보리 헌장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유엔 결의는 민간인 보호를 위한 모든 수단을 취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며 리비아에서의 현재 수준을 넘어선 작전을 전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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