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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연재 401회를 자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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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연재 401회를 자축하며

입력
2011.04.1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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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삼랑진에 딸기 먹으러 갔습니다. 낙동강변 삼랑진은 1943년 우리나라에서 딸기를 심은 첫 시배지입니다. 만나면 늘 반가운 사람들과 푸짐한 딸기 한 바구니를 사서 꽃그늘에 앉아 나눠먹으며 행복했습니다. 요즘 나오는 품종은 ‘붉은 진주’(Red pearl)입니다. 또한 ‘육보’라고도 합니다. 큼직큼직한 딸기를 입 속 가득 넣으면 맛에다 향이 일품입니다. 대학시절 삼랑진에서 딸기밭 미팅을 가진 추억이 많을 것입니다. 상대편과 대화를 나누기보다 딸기 먹는 일에 바빴던 옛 생각이 떠올라 웃음이 터집니다. 춘서(春序)에 따라 지는 꽃은 지고 피는 꽃은 피는 따스한 4월입니다. 지는 꽃 사이로 연초록 새잎들이 눈을 뜨는 싱그러운 4월입니다. 낙동강을 따라 강구경도 하고 시인 사반세기를 좋은 친구로 지내는 최영철 시인 부부가 터를 잡은 김해 도요마을에도 들렸습니다. 쑥국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유정란 달걀부침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잎이 푸른 상사화 두 포기도 얻었습니다. 대추가 많이 나는, 언젠가는 꼭 살고 싶은 감물마을을 들렸다 돌아와 청솔당 텃밭 귀퉁이 그 상사화를 심었습니다. 올해만 산수유 한 그루에 영춘화 한 포기, 상사화 두 포기를 심었습니다. 오늘로 제가 쓰는 ‘길 위에 이야기’가 401회를 맞았습니다. 축하해주는 사람 없어도 묵묵히 읽어주는 당신께 인사를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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