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튀어나온 입은 앙증맞고, 크고 동그란 눈은 해맑아 보인다. 국내에서 개발된 악어 캐릭터 ‘뚜아뚜(TTU-A-TTU)’의 첫인상이다. 이 캐릭터는 경희대 시각정보디자인학과 1학년 이아연(19) 양의 작품이다. 놀랍게도 이 양이 뚜아뚜를 개발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다.
대다수 사람들이 혐오스러워하는 악어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이양은 “고양이는 키티(일본 캐릭터), 쥐는 미키마우스, 곰은 푸우 등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은 이미 해외에서 선점해버렸다”며 “남들이 손대지 않은 동물을 찾다 보니 악어까지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름을 뚜아뚜라고 붙인 사연도 독특하다. 캐릭터를 완성한 뒤 작명을 위해 아버지와 함께 며칠을 고민했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이름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꿈 속에서 뚜아뚜란 단어를 듣게 됐다. 이양은 “누군가 아버지에게 ‘뚜아뚜’라고 외쳤고, 잠에서 깬 아버지는 혹시 잊어버릴지 몰라 바로 메모를 했다”며 “발음도 쉽고 느낌이 친근해 이후부터 뚜아뚜로 불렀다”고 말했다.
뚜아뚜는 2009년 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캐릭터월드의 무료입점사업으로 선정됐다. 둘리와 방구대장 뿡뿡이, 뽀로로, 마시마로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 12개 중 하나로 뽑힌 것이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벤처창업경진대회 본선에 진출했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아이디어 상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금으로 4,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덕분에 만20세도 안된 이양은 엄연한 사업가다. 뚜아뚜로 저작권과 상표 등록을 마쳤고, 사업자등록증도 갖고 있다. 뚜아뚜를 이용한 인형 필통 쇼핑백 포장지 등의 상품은 롯데마트 수도권 2개 지점에서 시범판매 중이고, 올 여름 전에는 뚜아뚜 모양의 MP3플레이어도 시판될 예정이다.
이양의 목표는 단순하면서도 중독성 있어 전 세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뽀로로나 월트디즈니의 미키마우스 같은 캐릭터다. 이양은 “우리 캐릭터들은 외국 것들과 비교해도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며 “세계적인 캐릭터와 함께 그런 캐릭터들을 가진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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