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은 1인자를 언제나 긴장시킨다. 자칫 느슨했던 훈련스케줄을 더욱 빡빡하게 소화하는 등 정상을 지키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게 된다.
긴장도 되지만 자신의 기록향상에도 분명 긍정적인 시너지효과가 있는 이유다.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여자 역도 무제한급의 장미란(28ㆍ고양시청)이 그런 상황을 맞았다. 특히 선수생활의 피날레를 금빛 2연패로 장식하려던 2012년 런던올림픽에 비상이 걸린 만큼 쉴 틈이 없다.
장미란을 바짝 긴장시킨 주인공은 러시아의 타티아나 카시리나(20). 카시리나는 17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유럽역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75㎏이상)에서 인상 146㎏, 용상 181㎏, 합계 327㎏을 들어 올려 세 부문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기록도 두 차례나 갈아치웠다. 그는 인상에서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 145㎏을 1㎏ 늘렸고, 장미란이 보유한 합계 세계기록(326㎏)도 1㎏ 더 들었다. 한때 인상과 용상, 합계 세계기록을 모두 석권했던 장미란은 이제 용상 세계기록(187㎏)만 보유하게 됐다.
카시리나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데 이어 이번 합계 세계기록까지 갈아치우면서 장미란은 세계 2인자로 내려 앉았다. 장미란은 카시리나에 막혀 세계선수권 5연패가 좌절됐다.
이에 따라 런던올림픽 금빛 경쟁은 장미란과 카시리나에 이어 중국 간판으로 성장한 멍수핑(22)의 치열한 3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장미란은 23일부터 일주일 간 열리는 전국선수권대회에서 올들어 처음 플랫폼에 오른다. 장미란은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카시리나 등과 전초전을 벌인다. 대한역도연맹 관계자는 "다른 선수들의 기록향상을 고려할 때 장미란이 인상 150㎏, 용상 190㎏, 합계 340㎏을 들어야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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