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이스하키 남자 대표팀이 '빙판의 기적' 연출에 도전한다. 한국은 18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막하는 2011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2부리그) A그룹에서 사상 최초의 입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헝가리,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과 같은 그룹에 속한 한국은 19일 오전 5시 30분 개최국 헝가리와 첫 경기를 치른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국 아이스하키는 최근 괄목상대할 발전을 거듭해왔다. 한국과 일본, 중국의 통합 리그인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서 안양 한라가 2연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고, 지난해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2010 IIHF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디비전 1 잔류의 목표를 달성했다. 한국이 디비전 1 세계선수권에서 강등을 모면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은 경쟁국들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한국의 2010년 IIHF 세계 랭킹은 33위로 디비전 1 A그룹 출전국 중 가장 낮다. 그러나 '빙판의 태극 전사'들은 '3위권 진입' 목표를 반드시 이루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전망은 어둡지 않다. 대표팀은 지난달부터 태릉선수촌 등에서 1개월 가까이 소집 훈련을 하며 조직력을 다졌다. 현지 입성 후 치른 체코, 슬로바키아 클럽 팀과의 경기에서도 2연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끌어 올렸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는 것이 대표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주포로 활약했던 김기성(한라)이 발목 부상으로 1차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조민호, 박우상(이상 한라), 이용준, 권태안(이상 하이원)이 공격을 이끌고 김우재(한라), 김혁(도호쿠) 등이 뒷문 단속을 책임진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은'빙판의 태극 전사'들의 집중력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는 오는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이번 대회는 한국이 아이스하키 불모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동계 스포츠를 주도하는 유럽 국가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이스하키는 국내에서 비인기종목이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는 최고 인기 스포츠로 동계 올림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4개 디비전
아이스하키는 전력 차이를 고려해 4개 디비전으로 팀을 나눠 세계선수권을 치르며'승강제'가 실시되고 있다. 톱 디비전(1부리그)부터 디비전 3(4부리그)까지 별도의 세계선수권을 치르고 각 리그 최상위 2개 팀은 승격, 최하위 2개 팀은 강등된다.
올림픽 출전 자격도 엄격히 제한된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는 개최국 이탈리아가 자동 출전권을 얻었지만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개최국 자동 출전 제도가 폐지됐다. IIHF 랭킹 상위 9개 팀이 올림픽 본선에 직행했고 랭킹 30위 이내에 드는 팀들이 예선을 치러 3장의 본선 티켓 주인공을 가렸다. 이 제도가 유지된다면 한국은 2018년 동계 올림픽을 평창에 유치해도 아이스하키 본선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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