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의 연구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우리 방어체계(KAMD)가 미국의 탄도미사일방어체계(BMD)로 편입되는 수순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5일 국방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국국방연구원(KIDA)과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의 공동연구의 목표는‘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반도를 방어’하는 체계의 개발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내용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하는 방어체계”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KAMD는 고도 100㎞의 대기권으로 비행해 오는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맞받아치는 방어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고도 100㎞이내 방어체계를 군사적으로는 ‘하층방어체계’로 분류한다.
특히 한반도는 산악지형이 많아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조기 탐지하기 어렵고 거리도 가까워 대응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하층방어체계를 구축한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 가장 위협적인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600㎞ 기준)은 발사 후 평균 4~6분 이내에 서울 상공에 도달하는 것으로 군은 분석하고 있다.
스커드 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남쪽을 향해 발사될 경우 이를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로 탐지하고, PAC-2, PAC-3 패트리엇 미사일로 요격한다는 것이 KAMD의 개념이다.
하지만 미국과 우리 정부와 인식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래들리 로버츠 미 국방부 핵ㆍ미사일방어정책 담당 부차관보의 BMD 관련 한미 약정 발언에 이어, 패트릭 오라일리 MDA 국장은 역시 미 상원 청문회에서 “현재 20개 이상의 국가들과 미사일방어 프로젝트나 연구,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을 대상 국가 중 하나로 소개했다. KAMD 개발을 자국 BMD의 일부로 여기는 듯한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의 BMD와 이를 포함하는 개념인 국가미사일방어체계(MD)는 대기권 밖으로 비행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하는 개념으로 상층방어체계로 불린다. 미국은 BMD와 MD 구축을 일본과 추진하고 있다. 만약 한국이 이 체계에 개입되면 천문학적인 예산을 부담할 수밖에 없고 주변국의 반발도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의 BMD는 북한과 이란 등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 본토 방어와 중ㆍ단거리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과 주둔 미군 보호를 위한 지역적 방어를 의미하기 때문에 KAMD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이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MD체계로 지원하는 것을 약속한 상황이라 KAMD 개발 과정에서 미 BMD 체계 편입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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