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혁명'의 불길이 사하라사막을 넘어 남진(南進)하고 있다. 남아프리카의 스와질란드,우간다에서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주목된다.
군주제 국가인 스와질란드의 경제도시 만지니에선 12일(현지시간) 공공부문 노조와 학생 등 1,000여명이 민주화 시위를 벌인 데 이어, 13일에도 수백명이 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은 14일에도 반정부 시위를 계속하려다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한 경찰의 강경진압에 막혔다.
인구 1,100만명의 스와질란드는 15~49세 인구의 26%가 에이즈(AIDSㆍ후천성면역결핍증)로 신음하는 나라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900달러지만 불평등이 심해 인구 70%가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실업률이 40%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 3월 재정위기 타개책으로 공무원 급여를 동결하고 국영기업을 매각키로 하면서 노조의 주도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우간다에서는 식량과 연료 등의 가격폭등이 시위를 불러냈다. 14일 수도 캄팔라에서 물가상승에 항의하며 거리 시위에 나선 대선후보를 지낸 야당 지도자 키자 베시게가 팔에 총격을 당하고 4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이 25년째 집권중인 우간다 역시 인구의 37%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국이다.
남아프리카는 이슬람교와 아랍어를 공통분모로 한 북아프리카·중동의 문화권과 달라 재스민 혁명이 확산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었다. 200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는 "교육수준과 인터넷인프라가 크게 떨어지고 민족간 갈등이 심해 조직화된 시위가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장기 독재에 억눌리고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점에서 튀니지나 이집트 같은 혁명의 불씨를 안고 있다. 주변 국가들도 절대빈곤에 시달리고 있어 재스민의 바람이 사하라사막 남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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