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4명과 교수 1명의 잇단 자살로 촉발된 카이스트(KAISTㆍ한구과학기술원) 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혁신비상위원회 첫 회의가 19일로 예정된 가운데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18일 교수ㆍ학생 설문조사를 통해 핵심쟁점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았다.
우선 이번 사태의 가장 핵심쟁점인 '차등등록금제'에 대해 교수들의 57%가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정작 당사자인 학생들은 과반수에 미달하는 45%만 폐지에 찬성해 눈길을 끌었다. 응답 학생들의 44%는 "현 상태의 근본 취지를 살리되 개선하는 방향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했고, "현상태 유지"도 3%가 돼 '유지 또는 개선'에 찬성하는 의견이 48%나 됐다. 하지만 교수들은 '유지 또는 개선' 의견이 34%에 그쳤다.
학생들은 학업에 부담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로 '지나친 학내 경쟁'을 가장 많이 꼽았고 '차등등록금제'는 그 뒤를 이어, 학업 부담감이 성적 하위권뿐 아니라 상위권에게도 상당함을 보여줬다.
또다른 핵심쟁점인 전과목 영어수강에 대해서는 교수와 학생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했다. 교수의 52%와 학생 53%가 "과목의 특성이나 교육목적에 따라 차별화하여 학교차원에서 지정한 과목에 한해 영어강의를 실시한다"는 방안에 찬성했다. '현행 제도 유지'에 대해서는 교수 10%, 학생 13%만 찬성해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1학년 때 전공을 정하지 않은 채 문제해결 능력을 쌓기 위해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신입생 디자인'과목에 대해서는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교수 79%, 학생 66%로 다수를 이뤘다. 특히 학생들의 65%가 신입생 디자인 과목에 할애되는 주당 시간이 과다하다고 생각해 축소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정서함양과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한 복수 응답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 및 창작관련 과외활동 지원'(26%)과 '교수와의 만남의 시간ㆍ기회 증대'(22%)를 첫 번째와 두 번째로 꼽았다. 자신의 끼를 발휘할 기회ㆍ여유와 함께 교수로부터 단순한 전공지식 이상의 가르침에 목말라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교수들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체육, 학술 및 창작프로그램 지원'(22%)과 '다양한 문화 및 창작관련 과외활동 지원'(21%)을 꼽아 미묘한 시각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는 총 교수 586명 중 420명(71.6%)과 학생 1만534명중 1,334명(12.7%)이 참여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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