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카이스트 자살 2.호텔 신라 한복 출입금지 논란 3.일본 원전사고 체르노빌급 4.방사능비 5.일본 한국지진성금 거부 6.살인 등록금 7.유시민 지지율 8.신라면 블랙 가격 9.최철원 집행유예 10.MC몽 무죄
지난 한 주 동안 인터넷 공간에서 네티즌들 사이에 가장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논란이된 사건은 카이스트 학생과 교수의 잇따른 자살이었다. 카이스트 학생의 자살은 올해만 벌써 4번째.
네티즌들은 계속되는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학생들을 대책없이 무한 경쟁의 틀 속으로 몰아넣은 서남표 총장의 ‘징벌적 차등등록금제’를 지목했다. “교육을 경영 효율의 관점으로만 보다니. 총장의 빈곤한 교육 철학이 빚은 비극이다” “학벌지상주의와 성적지상주의의 말로다”와 같은 비난이 상당히 많았다. 카이스트 학생 과 교수 자살의 사회적 파문이 커지는 와중에 서 총장이 학생들과의 면담에서 “미국의 명문대는 자살률이 더 높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른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은 더욱 확산됐다. 100% 영어 강의 방식에 대한 비난과 뭇매도 더욱 거세졌다. 더불어 경쟁 중심과 승자 독식 체제의 교육 대신 자유롭고 지성적인 분위기에서 학생의 창의성을 키우고, 협동과 상생을 모색하는 교육을 실시하자는 요구가 쇄도했다. “영어를 천국의 언어인양 여기는 지성인들의 정서가 국민을 지배하고 있다. 사대주의의 부작용이 얼마나 많은지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들다”“인간의 고차원적 사고는 모국어를 통할 때만 가능하다” “영어에 정력을 빼앗긴 과학자들의 결과물이 과연 좋을 수 있을까”라는 등 영어 사용을 유난히 강조하는 대학 사회의 풍조를 비난하고 교육적 효과에 의문을 나타내는 의견들이 봇물을 이뤘다. 그러나 이같은 대다수 의견과 다르게 “대학에서 공부 많이 시키는 건 나쁜 게 아니다. 적응하지 못하면 전학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라”는 등 학생들의 정신력을 문제의 근원으로 지적하며 징벌적 차등 등록금제의 필요성을 지지하는 이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살인적 수준으로 인상된 등록금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거센 몸짓에 각 대학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 동안 개인 차원에서 아르바이트 등을 해가며 극심한 등록금 고통을 스스로 해결해온 학생들이 한데 뭉쳐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기성세대 네티즌들조차 취업난에 움츠리고 있던 학생들이 단결된 모습으로 적극 행동에 나설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트위터에서는 대학생들을 향해 등록금 인하 투쟁을 통한 위기 상황 돌파를 촉구하는 40대 후반의 한 트위터리안이 올린 글이 눈길을 끌었다. “기성세대 탓하며 우아한 공주, 왕자로 살지 말고 스스로 투쟁해서 존엄을 찾아야 한다”는 이 트위터리안의 언급에 학생들은 “투쟁 정신이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 며 공감을 나타냈다.
주 중반 호텔신라가 한복을 입은 유명 한복 디자이너의 뷔페 식당 입장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트위터 등을 통해 퍼지자 네티즌들은 격분했다. “기모노 입은 여자는 들어가던데” “자국의 전통 의상을 막는 호텔신라를 즉각 폐쇄시켜야 한다. 자국 전통 의상을 모욕한 죄는 자국민을 모욕함이요 국가를 모욕한 것이기 때문이다”는 등 거센 비난이 인터넷 게시판들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호텔 측은 품이 넓은 한복의 특성상 뷔페 식당에서 손님이 옷을 밟아 넘어지는 등 사고를 당하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한복 착용 고객에 대해 주의사항을 안내하도록 지침을 정한 것이라는 해명과 함께 즉각 사과를 했지만 비난 여론을 진화하기는커녕 역으로 “구차한 변명”이라는 손가락질만 더 부추기고 말았다.
농심이 기존 신라면보다 값이 2배 이상 비싼 ‘신라면 블랙’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하자 네티즌들은 격한 불만을 토해냈다. 고급형 라면의 등장이 라면 값 동반 상승을 초래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들은 “라면에도 블랙라벨이 있나? 대표적인 서민 음식 값을 저렇게 올리다니, ‘어둠의 라면’이다” 는 등 대부분 가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