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4ㆍ한화)의 4월은 늘 찬란했다. 데뷔 첫해였던 2006년 3승1패(평균자책점 1.57)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4월 류현진은 높이 날았다. 2007년에는 3승1패(2.82), 2008년에는 5승1패(2.52), 2009년에는 4승(2.76), 작년에는 4승1패(2.15)를 기록했다.
2011년 4월은 류현진에게 너무도 잔인한 달이다. ‘대한민국 에이스’라는 호칭이 무색하다. 결과보다 더 나쁜 것은 내용이다. 류현진은 3경기에서 홈런을 네 방이나 허용했다. 2007년과 2008년 4경기 연속 홈런을 맞은 적이 있긴 하지만 3경기 연속 피홈런도 류현진에게는 흔치 않은 일이다.
‘류현진 천적’ 중 한 명인 LG 이병규는 “류현진의 공은 여전히 최고다. 다만 작년과 비교하면 경기 중반 이후 종속이 조금 덜한 것 같다. 그게 미세한 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봐 온 전문가들은 힘이 예년에 비해 떨어졌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류현진은 신인이던 2006년 무려 200이닝(201과3분의2이닝)을 넘게 던진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5년 동안 1,000이닝에 육박하는 960과3분의1이닝을 소화했다. 여기에 각종 국제대회까지 쉬지 않고 출전했다. 어린 나이를 감안해도 팔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
결국 류현진은 또 졌다. 류현진은 14일 인천 SK전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1홈런) 3볼넷 10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5로 패한 꼴찌 한화는 6연패, 류현진은 개막 3연패에 빠졌다. 류현진의 4월 성적은 3패에 평균자책점은 8.27.
류현진에게 3연패는 세 번째 수모다. 류현진은 팀이 꼴찌로 추락했던 2009년에 4연패와 3연패를 한 차례씩 당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개막 3연패, 3경기 연속 5실점 이상은 처음이다.
3회까지 점수를 내주지 않던 류현진은 4회 말 SK 최정에게 3점포를 맞고 붕괴 조짐을 보였다. 류현진은 1-3으로 쫓아간 5회에도 2점을 더 줬고, 패배의 그림자는 짙게 드리웠다.
류현진의 동산고 3년 선배 송은범은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3승에 성공,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SK는 시즌 2번째 3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시즌 8승2패.
난타전이 펼쳐진 부산에서는 두산이 롯데에 7-6 재역전승을 거두고 2위로 뛰어올랐다. 롯데전 3연승(1무 포함). 전날 혼자 4타점을 쓸어 담았던 두산의 4년차 중고 신인 김재환은 4-6으로 지던 6회 초 롯데 선발 코리를 두들겨 데뷔 첫 홈런(2점)을 신고했다.
잠실에서는 삼성이 ‘왼손특급’ 차우찬의 8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LG를 5-1로 제압했다. 차우찬은 3경기만에 시즌 첫 승을 거뒀고, 빅리거 출신 가코는 1회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뿜으며 이름값을 했다. 광주에서는 KIA가 넥센을 6-3으로 꺾으며 전날 영패를 설욕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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