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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규장각 도서 145년 만에 돌아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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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규장각 도서 145년 만에 돌아왔지만

입력
2011.04.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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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의궤가 마침내 돌아왔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가 약탈해간 지 145년 만이다. 어제 1차 반환 분 75권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들어갔고, 나머지 225권도 다음달 27일까지 3차례에 걸쳐 모두 돌아온다.

물론 불만은 있다. 우리 것이면서도 완전히 되돌려 받은 것이 아니라 '5년 단위로 임대 갱신'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그러나 약탈 문화재라고 무조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현실과, 상대국의 입장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의 국력 신장과 외교 노력, 국민적 열망이 거둔 값진 결실이다.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정부는 외규장각 도서 귀환과 일본이 빼앗아 간 조선왕실의궤 등 고서 1,205책의 환수를 계기로 해외유출 문화재를 되찾는 데 더욱 열정을 쏟아야 한다. 문화재 환수는 단순한 역사의 복원을 넘어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정신을 되찾는 일이다.

우선 유출 문화재 현황과 유출경로 파악이 중요하다. 아직 우리는 어느 나라, 누구의 손에 어떤 귀중한 우리 문화재가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모두 4만점이라는 정부 발표도 공공기관 소장품만을 집계한 것이다. 정부가 전담 팀을 만들어 본격 조사에 나섰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민간단체와 전문가들과 협조체제를 갖추고 힘을 모아야 한다. 외규장각 도서도 36년 전 프랑스 박물관에서 파지로 분류돼 버려진 것을 박병선 박사가 발견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잊혀졌을 것이다.

외규장각 도서가 협상 시작 17년 만에야 돌아왔듯, 문화재 환수에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장기적 전략과 외국의 선례 연구, 국제기구의 활용과 민간외교 등을 통해 하나하나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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