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정부군과 내전 중인 반카다피 시민군이 음식과 의료품, 무기 등을 구입하기 위해 최소 20억 달러를 외국으로부터 차입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돈줄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계획은 유럽과 중동 20여개국이 1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연 리비아 연락그룹 회의에서 시민군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TNC)에 의해 제시됐다. TNC는 해외에 동결된 리비아 정부의 자산을 담보로 잡힌다는 계획이다.
알리 타르호우니 TNC 재무장관은 "차입 기간은 2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고, 자산 동결이 해제되면 상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에서 동결된 리비아 정부 자산은 1,200억 달러에 달한다. 카다피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AFP통신은 압둘하피드 즐리트니 리비아 재무장관이 "(시민군의) 이 같은 행위는 해적질"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연락그룹은 이날 회의 후 TNC를 리비아의 합법정부로 인정하며 "임시 재정지원을 결의했다"고 발표했었다. CNN에 따르면 회의 직후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이 TNC의 차입계획에 대해 "리비아 정부의 자산은 결국 리비아 국민의 자산"이라며 "숙고해볼 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동결된 자산의 소유권 문제가 법적으로 단순하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미 국무부와 유엔에서 경제제재 전문가로 일한 빅터 콤라스의 견해를 인용해 "리비아의 주권이 어디에 있는지를 국제법적으로 따지는 데, 동결 해제를 진행하는 데 각각 수년씩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에서 일한 경제 전문 변호사 할 에렌도 "소송을 벌이면 카다피가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다피군은 14일 서부 미스라타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 최소 13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친ㆍ반정부군 간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동부 아즈다비야에서도 이날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은 수도 트리폴리에 공습을 집중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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