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던 외규장각 도서들이 14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기까지에는 여러 인물들의 활약이 있었다.
우선 프랑스에 살고 있는 역사학자 박병선(83) 박사다. 그는 1975년 프랑스국립도서관의 촉탁직원으로 있으면서 이 도서들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하고 목록을 만들어 한국 정부에 도서 반환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으며, 이후 줄곧 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 왔다. 그는 이번 5년 단위 임대 형식의 반환에 대해 불만이다. 추가 협상으로 완전 반환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은 당시 서울대 규장각 도서관리실장으로 있으면서 정부에 반환 협상을 촉구했다. 고 백충현 서울대 법학과 교수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이 정당하다는 국제법적 근거와 원칙을 검토해 밝혔다.
지난해 봄부터 프랑스 외교부와 본격 협상을 이끈 박흥신 주 프랑스대사와 실무 책임자인 유복렬 정무참사관도 1등 공신이다. 이들은 1993년 양국 정상 간에 합의된 ‘등가등량의 상호교류와 대여’원칙을 고수하려는 프랑스 측을 “한국으로부터 책 몇 권을 받는 것보다 한국인의 영원한 감사의 뜻을 받으라”는 설득으로 무마하고 협상을 성사시켰다.
프랑스 쪽에서는 친한파 정치인 자크 랑 하원의원의 공이 컸다. 문화부 장관 출신인 그는 “프랑스는 우정을 존중하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 주자”고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조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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