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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건강하려면 감정을 다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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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건강하려면 감정을 다스리세요

입력
2011.04.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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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다가 죽는다)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오래 건강히 살려는 현대인의 욕망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러면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이는 아이를 돌보듯 자신의 몸에 관심을 기울이고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건강식과 비타민,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이 높아졌지만, 제 때 다양한 음식을 적절히 먹어야 건강할 수 있다는 명백한 사실은 잊은 듯하다. 실제, 필자 환자 중 적지 않게 배가 안 고프면 제 때 식사하지 않고, 식사도 대충 때운다. 현대인은 신체활동이 과거보다 줄어 식사 때가 돼도 배가 고프지 않거나, 일에 바빠 끼니를 제 때 챙기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다. 식사를 미루는 걸 아무렇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또 한 끼를 과식하면 체중이 늘까 무서워, 다음 끼니를 건너 뛰거나 지나치게 적게 먹기도 한다. 사람은 몸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문제없다 여기지만, 우리 몸은 제 때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지 않으면 곧바로 녹슨다. 마치 새 자동차라 해도 적절히 연료를 넣고 윤활유를 쳐야 제대로 움직이듯, 몸도 제 때 먹고 적절히 운동해야 활력을 유지한다.

그런데 보양식을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이 병에 걸리거나 골골하는 건 왜 일까? 과거에는 매스컴과 인터넷이 없어 머리는 편안했지만, 먹을 게 부족해 결핵이나 폐렴 등으로 사망해 '먹는 것이 보약'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맞았다.

하지만 현대인은 먹을 게 풍족하지만, 넘치는 정보와 복잡한 인간관계로 인해 항상 스트레스를 받는다. 건강식을 아무리 챙겨 먹고, 운동해도 부정적이거나, 더 잘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고, 불안하고, 우울해지기 쉽다.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 차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에 2.4배나 더 많이 걸린다.

사람들은 몸에 좋다고 하면 먹는 것과 운동하는 것은 어렵지 않게 실천한다. 문제는 이보다 훨씬 중요한 감정 다스리기는 게을리한다. 감정은 타고난 것이라 내 의지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한 우리는 보고 듣고 만지며, 좋고 싫고 즐겁고 슬픈 감정을 느낀다. 누구나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능력 밖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면 심적 부담을 갖는다. 이럴 때 마음이 상하면, 온 몸의 혈관과 근육이 조여져 몸의 건강도 해치게 된다. 몸과 마음이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건 몸은 힘들어 죽겠는데도, 몸의 변화는 의학적 검사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꾀병을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 이 때는 머리로 모든 스케줄과 일을 생각하지 말고, 모든 걸 글로 쓰는 연습을 해 본다. 일 자체를 기억하려 하지 말고, 시간 나는 대로 정리한 걸 자꾸 확인하도록 해 부담을 줄이면 몸이 건강도 좋아진다. 일을 줄이고 시간을 10% 정도 자신에게만 투자하고, 감정을 평온하게 해 일하도록 노력하자. 타고난 체력이나 지금 앓는 질병을 탓할 것인가, 아니면 적절히 먹고, 움직이고, 감정을 다스려 건강을 얻을 것인가는 지금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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