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4대강 사업 공사현장에서 10명이 숨지면서 '死대강 사업'이라는 비판 여론이 비등하다. 6월 우기 이전에 핵심공정을 마무리하려고 철야작업과 24시간 맞교대, 안전규정을 무시한 공사강행 등 속도전을 펴면서 인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낮 12시 17분께 경북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낙단보 공사현장에서 기계실 지붕이 무너져 시공업체 직원인 하모(32) 김모(40)씨 2명이 숨졌다.
사고는 하씨 등이 밤새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한 낙단보 소수력발전소 기계실 3층 슬라브를 둘러보던 중 갑자기 지붕이 무너져 일어났다. 18m 아래로 추락해 콘크리트 더미에 묻힌 하씨 등은 119 구조대에 구조됐으나 병원으로 후송 도중에 숨졌다.
사고가 나자 시공사측은 취재진의 접근을 철저히 통제한 채 전화도 받지 않는 등 사건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콘크리트 타설이 다 끝나고 굳기 시작할 때 무너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한다. 한 건설현장 소장은 "타설작업이 끝난 뒤 콘크리트가 굳어지기 시작할 때 무너진 것은 '동바리'(거푸집을 지탱하는 받침대) 문제일 가능성이 99.9%"라며 "층간 높이가 대략 6m 이상인 경우 무너지지 않도록 시스템동바리를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공기단축과 비용문제로 일반 동바리로 받치고 서로 제대로 묶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일어난 사망사고도 한 두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안전을 도외시한 무리한 공사에 따른 인재였다. 1월 9일 새벽 낙동강 17공구의 준설선 작업자 익사사고도 밤샘작업 중에 일어났다. 3월 6일 낙동강 28공구의 대형 굴삭기 전도 사망사고는 땅이 녹으면서 모래로 쌓은 가설도로의 지반이 약해졌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운행하다가 일어났다. 이달 15일 낙동강 18공구 굴삭기 전도 사망사고는 육상준설은 가물막이를 한 뒤 물을 빼내고 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결과다. 대부분 비용절감과 공기단축을 위한 무리한 공사 때문이었다.
국회 국토해양위 안홍준 의원은 "154개 4대강 공사현장 중 152곳에서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 작업 중"이라며 "초과근무가 많으면 피로가 누적되고 주의력이 산만해져 안전사고에 취약해진다"며 철야작업 등 속도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성=김용태 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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