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한복을 입은 손님의 뷔페식당 출입을 가로 막았다가 여론의 호된 뭇매를 맞았다.
이부진 사장이 직접 피해 당사자를 방문해 사과하고, 회사 차원의 공식 사과문까지 발표했지만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12일 저녁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한복이 사고를 유발? 특급 호텔의 발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복디자이너 이혜순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글에서 "평소에도 한복을 입고 다니는 이 선생님이 오늘 저녁 6시30분께 신라호텔의 뷔페식당(파크뷰)에 갔는데 입구에서 '한복을 입은 분은 입장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고 공개한 것.
이 소식은 네티즌의 공분을 사며 트위터 등을 통해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트위터에는 '(호텔신라 뷔페식당은) 옷이 걸려 넘어지지 않을 하의 실종자만 출입 가능하냐', '좀 있으면 한복 입은 사람 서울 출입을 금지할지도'라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며 호텔신라를 맹렬히 성토했다. 13일 오후 내내 포털 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 상위에는 '신라호텔', '신라호텔 한복논란' 등이 올랐다.
사태가 확산되자, 호텔신라는 한복 입장 제한 규정은 따로 존재하지는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손님이 음식을 직접 가져다 먹여야 하는 뷔페 특성상 치마폭이 넓은 한복을 입을 경우 손님들 사이에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어 지난 해부터 한복 착용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관련 내용을 설명해 온 것은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이 13일 오전 사건 당사자인 이씨를 직접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13일 오후 공식 사과문을 내 "한복을 입고 식당에 입장하려는 고객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 드린다. 식당 근무 직원의 착오로 미숙하게 고객을 응대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