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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 20%이상 검정교과서 직원들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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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 20%이상 검정교과서 직원들이 먹었다

입력
2011.04.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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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검정교과서 직원들의 리베이트 비리로 국민은 최소 20% 높은 가격에 교과서를 구입해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차맹기)는 17일 교과서 인쇄업체 등 12곳으로부터 교과서 선정 대가로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배임수재 등)로 한국검정교과서 총무팀장 강모씨(48)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총무팀 대리 이모(36)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배임증재)로 인쇄업자 김모(55)씨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 한국검정교과서 직원들은 한국검정교과서 선정을 통해서만 인쇄 및 전자교과서 납품이 가능한 점을 악용해 2006년 3월부터 올 1월까지 65개 업체로부터 매출액의 20%에 해당하는 돈을 직접 받거나 공동 관리하는 차명계좌로 송금하게 해 14억9,300만원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또 별도 회사까지 만들어 2007년 3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파지를 빼돌리거나 사무실 창고에 보관된 용지를 시중에 절반가로 판매, 7억8,6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국검정교과서 직원들의 리베이트 비리는 독점적 교과서 선정권한을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고 방치한 상부기관이 책임이 크다. 검찰관계자는 "설립 후 30년 간 한번도 공공기관의 감사나 수사를 받은 적이 없을 정도로 교육과학기술부 등 감독기관의 감사나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며 "이들이 리베이트로 받은 돈은 모두 교과서 가격에 반영돼 현재 가격보다 20~40%까지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상상을 초월한 일도 벌어졌다. 강씨 등은 대한에너텍이라는 법인까지 만들어 파지수거 영업도 해 왔으며 이 과정에 검정교과서 사무실과 컴퓨터 등 사무집기를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차명계좌로 공동 관리한 리베이트 자금을 유흥비나 주식 투자에 썼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서울 강남의 단골 룸살롱에서 쓴 돈이 3년간 무려 4억원에 이르고 교과서 업체에 해외여행경비나 유흥비도 대신 내게 했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한국검정교과서는 검정교과서 발행권을 가진 98개 출판사들이 1982년 교과서 공급의 과당경쟁과 가격 상승을 막고 교과서 공동 생산 및 공급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김현수 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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