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는 서툴지만 몽골어는 잘한다'는 한 몽골 소녀의 말에 느껴지는 게 있었어요. 이주여성들을 통해 역사 문화 음식 등 무궁무진한 것들을 배울 수 있죠. 또 다른 선생인 셈입니다."
박재동(59) 화백은 13일 서울 종로구 창선동 자인제노 갤러리에서 열린 이주여성지원기금마련을 위한 '아시아의 행복한 동행전' 전시회 간담회에서 "아이 입장에서는 이주여성의 고향이 외갓집인데 어머니 나라가 무시당하면 얼마나 안타깝겠냐"며 "이들에게 자긍심과 자존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재단 후원을 받아 문화세상 이프토피아 주최로 마련되는 전시회를 위해 박 화백은 2005년부터 틈틈이 그려온 작품 1,000여 점을 기부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도화지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법정 스님 등 유명인사부터 동네 슈퍼 아저씨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이 담겼다.
박 화백의 그림 순회 전시회는 오는 23일 부여를 시작으로 11월 말까지 전국 10여 개 도시에서 열린다. 전시회로 마련되는 기금은 이주여성들의 사진전 개최, 다큐멘터리 영화제작, 이주여성과 함께 하는 패션쇼 등 다양한 문화 프로젝트 준비에 쓰일 예정이다. 최인숙 이프토피아 대표는 "지금까지는 이주여성을 객체로 보고 약자이기에 돕는다는 측면이 있었다"며 "다문화가 화두인 이제는 '우리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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