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의 심의 보류로 한 달여 간 진통을 겪어온 경기도시공사의 고양 한류월드부지 현물출자 문제가 우여곡절 끝에 도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경기도시공사는 대규모 공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돼 현재 추진중인 광교ㆍ동탄2신도시, 평택 고덕 국제화지구, 남양주 보금자리주택 사업(진접ㆍ지금) 등 각종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
경기도의회는 13일 "제 258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승인안' 두 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변경안에 따르면 경기도는 한류월드 사업부지 66만㎡(7,520억원 상당)를 경기도시공사에 현물출자한다. 대신 도는 경기도시공사에 출자했던 평택 어연ㆍ한산단지와 경기바이오센터, 차세대융합기술원 토지 및 건물(5,821억원)을 돌려받는다.
빅딜, 왜 했나
경기도시공사는 2008년 평택 어연ㆍ한산 단지 등의 부지와 토지를 경기도로부터 현물투자 받아 부채비율을 398%로 낮췄다. 이후 도시공사는 행안부에 공사채 발행을 요청했지만 행안부는 이를 거부했다. '해당 부지와 토지는 처분이 되지 않는 재산으로 총자본에 포함될 수 없어 경기도시공사의 부채 비율은 600%이고, 이는 공사채 발행 기준에 미달된다(공사채 발행 기준은 부채비율 400%)'는 게 행안부의 해석이었다. 이에 따라 경기도시공사는 처분이 가능한 한류월드 부지를 현물출자하기로 하고 도의회에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냈다.
도의회와 이사회 제동으로 늦어져
한류월드 현물 출자안은 지난달 4일 열린 제 257회 임시회에 상정됐다. 그러나 도의회 행자위는 "경영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이 필요하다. 감자(평택 어연ㆍ한산단지와 경기바이오센터, 차세대융합기술원 토지 및 건물을 돌려 받는 일)가 선행돼야 한다"며 심의를 보류했다. 도시공사는 한달 뒤인 7일 도의회의 권고에 맞춰 감자안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는데, 이사회는 이를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도의회 안팎에서는 "4월 중 승인은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팽배했다.
다급해진 도시공사는 이사회를 설득했고, 도의회에도 "이번 출자를 끝으로 더 이상 출자 받는 일은 없을 것이며, 뼈를 깎는 경영개선안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해 결국 승인을 받아냈다.
특혜 논란 일어
도와 도의회 안팎에서는 '왜 도의 재산을 도시공사에 양도하느냐'며 특혜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2010년 말 기준 7조5,271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는 부실투성이 공기업인데, 고양시의 알토란 같은 대규모 부지를 그냥 넘겨주는 것은 그야말로'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경기도시공사는 자산매각과 사업비 축소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5조7,679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사업 추진도 자본금의 250% 범위 내에서 옥석을 가려 하기로 했다. 직원 수도 현재 405명에서 2015년까지 365명으로 줄이고, 고위직 임원들의 급여는 일부 반납하는 계획도 검토 중에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