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누더기가 되어가는 '307 국방개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누더기가 되어가는 '307 국방개혁'

입력
2011.04.13 12:02
0 0

'국방개혁 307계획'의 땜질이 점입가경이다. 국방부는 합동참모본부의장 아래 정보와 작전을 총괄하는 대장 직급의 합참1차장을 신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군 작전지휘선이 현 합참의장-각군 작전사령관(2단계)에서 합참의장-합참1차장-각군 참모총장-작전사령관(4단계)으로 늘어난다. 개혁 목표였던 지휘체계 간소화와 직급 하향 및 장성 감축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조치다.

앞서 공군 부참모총장 신설도 추진한다고 알려졌다. 계획대로 군 상부지휘구조가 개편될 경우 유사시 대장인 공군참모총장이 중장인 미 7공군사령관의 지휘를 받게 되는 계급역전 현상이 문제된 데 따른 것이다. 지휘체계 혼선과 함께 이 또한 고위장성이 더 늘어나는 효과를 갖는다. 반면 장성 감축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됐던 국군교육사령부안은 철회되는 분위기다. 가장 '피해'를 보는 육군의 반발이 컸다는 후문이다. 각 보완책의 타당성을 따지기 이전에 발표 단 한 달여 만에 307계획이 누더기가 돼가는 것은 이 안이 근본적으로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초 307계획의 가장 큰 명분은 합동성과 전문성 강화였다. 그러나 지상군 편중구조를 심화시킬 것이 명확한 상부지휘구조 개편으로 인해 도리어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국방부는 통합군의 예로 자주 미군의 통합사령부 개념을 들먹이지만 그들은 통합의 전제인 각 군의 전력과 지휘권 균형이 완벽하게 이뤄져 있다. 더욱이 우리 안보현실은 그들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예상할 수 없는 북한의 해상ㆍ공중 도발에 단 몇 초, 몇 분 안에 전광석화처럼 대응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전장(戰場)별 고도의 전문성 위에 합동성이 구축돼야 한다는 말이다. 307계획은 이 기본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국방부는 국방개혁의 연내 완성을 공언하며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기존 안의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적어도 지휘구조만큼은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되, 각 군과 전문가 집단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 진전시켜 나가는 것이 마땅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