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경기 과천시 서울동물원에서 세계 최고층 침팬지 정글 타워가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높이 12m, 18m, 24m 등 3가지 유형으로 제작된 정글 타워를 여유롭게 타고 노는 침팬지들.
인간의 눈에는 위험천만해 보이지만, 사실 야생의 침팬지들에게 가장 편안한 서식지는 30m 높이의 나무라는 사실에 착안해 만들어진 구조물이다. 사육된 동물들이 쉽게 본능과 야성을 잃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동물 행동화 프로그램은 2003년 서울동물원에 도입됐다.
14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EBS '하나뿐인 지구'에서 동물 행동화 프로그램 시행 이후 점차 야성과 본능의 습성을 찾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국내 유일한 고릴라인 고리나는 얼마 전 오랜 시간을 함께한 짝꿍을 잃었다. 우울해진 고리나를 위한 사육사들의 특별한 작전은 바로 간식 투하. 그러나 손 쉽게 그냥 줄 수는 없다. 고릴라 방사장 안의 고리나 앞에 갑자기 상자 하나가 쿵 떨어진다. 잠시 후 고리나는 마치 인간처럼 상자의 테이프를 뜯고 병에 든 간식을 꺼내 먹으려 이리저리 애를 쓰는데. 과연 고리나는 미숫가루와 삶은 달걀을 먹을 수 있을까.
4m 높이에 매달아 놓은 기린의 먹이통 등 동물의 시선에서, 그들의 행복을 찾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서울동물원. 하지만 여전히 동물을 인간의 눈으로만 보며 즐기는 동물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체험이라는 명목으로 사자의 발톱을 뽑고, 무리한 동물쇼로 동물들을 학대하는 다른 동물원의 현실도 카메라에 담는다.
또 서울동물원이 토종복원센터를 통해 멸종 위기에 놓인 한국 토종 여우 20마리의 복원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며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동물원의 미래를 그려본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