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서초농협 여직원이 전화를 했지요. 누가 제 통장과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인출을 한다고요. 제가 갖고 있다고 하니 1월 13일에 신규통장이 만들어졌고 800여만원이 입금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니라고 하니, 그래서 경찰서에 신고를 했고, 자기가 전화를 하는 사이 그 자가 도망쳤다네요. 신속도 하셔라, 그 순간 서초지구대 경찰이 왔다며 전화를 바꿔주네요. 명색 사회부 사건기자 출신인 제가 그런 ‘쇼’에 속겠습니까? 그냥 즐기기로 했지요. 그 경찰은 무선기로 본부를 호출해서 어떻게 처리할까라는 무선 효과음을 깐 생생한 연기를 합디다. 본부에서 전화가 올 것이라 했고, 전화가 왔었죠. 신고를 하러 저를 서초경찰서로 오라고 해요. 지방에서 근무하고 있어 힘들다고 하니 녹음을 해서 보내 줄 터이니 서명을 해서 보내라고 하네요. 그 쇼도 지루해 끊었더니 다시 전화를 했어요. 왜 전화를 끊느냐며 경찰답게 훈계를 하기에 저도 쇼를 했죠. “경찰님, 저는 신용불량잔데 대한민국에서 그런 일이 가능합니까?” 그러니 화를 내며 끊어버리더군요. 확인해보니 서초농협서 온 전화 (02)584_0171은 가짜 전화였고, 서초경찰서 첫 전화 (082)2532_0112는 장기 통화 중, (02)532_0112는 서초서 민원실이었죠. 진짜 여경이 말했죠.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 조심하세요.’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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