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평가사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와 외국의 정부의 신용등급을 평가했다.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좌지우지하는 정부 신용등급 평가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한신정평가는 13일 한국과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라질 등 6개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평가해 발표했다. 각각 피치와 무디스가 최대주주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와 달리 한신정평가는 나이스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토종 회사다.
한신정평가는 수년 간의 연구를 통해 지난해 6월 정부 신용등급 평가방법론을 만들었고, 이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실사를 한 뒤 평가를 내렸다. 국가별로 경제안정성, 재정안정성, 금융기관 건전성, 외화유동성 등 4개 항목에 대해 매우 높음, 높음, 보통, 낮음, 매우 낮음 등 5단계로 구분해 평가했고 각국 정부의 신용등급은 외화와 자국통화를 기준으로 나눠 발표했다.
대한민국 정부의 등급은 AA(외화)와 AA+(자국통화)로 평가됐다. 현재 무디스는 A1, S&P는 A, 피치는 A+로 평가하고 있다. 한신정평가는 “해외 업체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이유로 경제안성정이 매우 좋은데도 낮게 평가하지만, 우리는 한미동맹 등을 고려할 때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면적인 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고 설명했다.
한신정평가는 신용등급을 발표한 6개국을 연 1회 이상 방문해 정기평가를 하되 국내 투자자와 금융기관, 기업의 관심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평가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한신정평가 이용희 부회장은 “그동안 국외 신평사의 평가만 받아왔는데 이제는 우리도 외국 정부를 독립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며 “한국의 경제력이 커지고 금융시장이 성숙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