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후보 탈락 송구… 야권 승리위해 최선"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12일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4ㆍ27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되자, 민주당과 참여당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참여당은 "원내 진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환호한 반면 민주당은 "이번에도 유시민에게 졌느냐"며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해 6ㆍ2 지방선거의 경기지사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 김진표 후보가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에게 0.96%포인트 차로 패한 쓰라린 경험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참여당 이백만 대변인은 "솔직히 기적을 바라는 심정이었다"며 "20일 가까이 김해에 내려와 시민들을 만난 유시민 대표와 김해에서 자원봉사를 한 당원들의 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노무현 정신 계승'이라는 기치를 걸고 창당한 참여당이 상대적으로 조직세가 강한 제1야당 민주당을 이겼다는 점은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참여당이 야권의 대표주자로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단일화가 향후 야권 지형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순천에서 눈물을 머금고 무(無)공천을 했고, 김해에서는 불리한 단일화 방식을 받아들였는데 민주당 후보가 탈락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야권 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당직자들은 씁쓸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야권연대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반응과 함께 "전남 순천을 양보하면 나머지 지역은 민주당의 몫이라고 판단했던 지도부의 책임"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의 묘소에 참배했다. 노 전 대통령 농업특보를 지낸 그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님, 봉수가 왔습니다. 야권 단일후보로 반드시 당선돼 김해를 '사람 사는 세상' 으로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나고 자라고 잠든 이 곳 김해에서 한나라당을 심판해 달라는 국민과 김해시민의 소망을 엄중히 받들겠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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