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삿포로 왕복 8만9,000원, 김포~제주 편도 1만8,350원.'
국내 항공업계에 저가 돌풍이 불고있다. 지난달 기준 국내선 탑승객 40% 이상을 확보한 저가항공사들이 국제선 취항에 나서면서 항공업계에 특가 경쟁이 붙었다. 여기에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업체들이 파격적인 선심성 이벤트를 열어 승객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은 다음달 5~29일 인천~삿포로 왕복권을 8만9,000원에 판매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파격가는 다음달 5일부터 주2회 취항하는 인천~삿포로 노선 홍보를 위해 진행되는 이벤트로, 편당 15석에 한해 이날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나머지 좌석도 편도 18만~31만5,000원에 제공되지만, 이 가격대도 기존 항공사 요금의 70% 수준이라는 게 업체 설명이다.
에어부산도 부산-홍콩 왕복 항공권을 9만9,000원과 11만9,000원이라는 잇따른 파격가로 판매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홍콩 노선 취항 기념 이벤트로 6일부터 선착순 990명에게 판매했던 9만9,000원짜리 항공권이 4일만에 소진되자 11일부터 다시 선착순으로 1,190명에게 같은 왕복권을 11만 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선의 경우 저가항공사들의 약진이 계속되자, 대형항공사도 1만원대 항공권을 내놓으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중 김포~제주 노선의 늦은 밤 제주행이나 이른 아침 서울행 등 비인기 시간대 편도요금을 1만8,350원에 책정했다. 이는 기존요금보다 최대 75% 저렴한 것으로 대형항공사로는 처음이다. 저가항공사들은 그 동안 김포~제주 노선에 1만원 대 항공권을 수시로 제공해왔다.
국내 항공업계의 이 같은 특가 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저가항공사들이 짧은 기간내 국내선 탑승객 점유율을 높이는 등 경쟁력이 확인되면서 대형항공사들도 긴장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지속되는 고물가로 탑승객들이 서비스보다는 가격에 민감하다는 점도 특가 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한 항공업체 관계자는"국내선 경우 탑승객들이 서비스보다는 가격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향이 있다"며"성수기 김포~제주 노선 탑승률은 90%에 달하고, 최근 일본지진으로 여행 수요가 제주도에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특히 제주노선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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