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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영 서울여대 교수…'케인즈에 도전한 천재' 수출입은행 감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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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영 서울여대 교수…'케인즈에 도전한 천재' 수출입은행 감사로

입력
2011.04.1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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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즈에 도전한 천재 관료'가 금융권으로 컴백했다.

수출입은행은 12일 배선영(사진ㆍ51) 서울여대 교수를 감사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경영학과 시절부터 '천재'로 소문났던 그는 석사논문으로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화폐이론인 '유동성선호이론'을 반박하는 논문을 발표,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수많은 유학기회가 있었지만 그는 굳이 박사학위에 집착하지 않았다. "박사는 석사로는 공부가 모자를 때 하는 것인데, 석사만 하고서도 경제학자로서 자립할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에 박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대신 그는 1980년 행정고시에 응시해 최연소 합격(24회)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임종용 기획재정부 차관, 신재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고시 동기다. 2년 뒤에는 외무고시에도 합격했다. 행시 동기인 한 금융 관료는 "재무부 내에서 머리가 좋다고 소문 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도 과거에 배 감사가 자신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이라고 두 손 든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관료로 일하다 DJ 정권 때 청와대 경제수석비서실에서 근무한 그는 1998년 이라는, 무려 1,000여쪽에 이르는 저서를 발간했다. 석사논문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는 이 저서에서 그는 금리가 화폐의 수요ㆍ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케인즈의 이론에 대해 현실세계에서는 화폐 공급이 항상 수요를 초과한다며 틀렸다고 말한다. 그는 대신 화폐의 수량이 문제라면서 정부가 주식이나 채권 발행물량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적인 재무관료의 승진 코스 대신 정치인을 거쳐 재무장관을 해 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서울 서초구에서 2번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후 수원여대 교수와 한양대 산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기업 사외이사 등을 하며 연구에만 매진했으나 이번에 수은 감사로 임명되며 다시 금융계에 복귀한 것. 그를 잘 아는 한 관료는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가 다시 복귀한 셈이라 이래저래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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