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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月 154만원 벌고 170만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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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月 154만원 벌고 170만원 쓴다

입력
2011.04.1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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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용역노동자, 파견노동자 등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매달 16만원 정도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민주노총이 공개한 지하철과 대학의 청소용역노동자, 전자업체 파견노동자, 학원강사 등 대표적인 저임금 비정규직노동자 14명의 최근 2개월치 가계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154만3,788원이었고 월 평균지출은 170만5,767원이었다. 매달 16만1,979원의 적자를 봤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17만7,500원의 적자를 본 가계소득 1분위(소득하위 20%)와 비슷한 수준이다. 민주노총은 수입의 전부를 공적 부조에 의지하는 기초생활수급자가 가계소득 1분위의 상당수라는 점에서 한국의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전형적인 ‘근로빈곤층(working poor)’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12개 항목으로 나눠진 지출항목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식료품으로, 월 35만1,454원을 지출해 전체 지출액의 20.6%를 차지했다. 이어 의료비(17만7,076원ㆍ10.4%), 주거ㆍ수도ㆍ광열비(16만9,972원ㆍ9.9%) 순이었다. 이들이 지출한 식료품비는 가계소득 1분위(23만5,700원)보다 많은 것은 물론이고 지난해 월평균 363만1,700원 소득을 올린 전국가구의 평균 식료품비(31만6,000원ㆍ2인이상 가구)보다도 많았다. 가계부 작성기간에 설 차례 비용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인데 최근 식료품비 급등이 이들의 가계수지를 크게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의료비로도 전국가구 평균인 15만2,200원보다 많이 써 장시간 노동에 따른 부담이 의료비로 전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오락문화비는 5,754원을 썼는데 이는 가계소득 1분위(4만9,000원)의 12% 수준밖에 안 된다.

세금과 4대 보험 등 비소비지출은 49만6,000원으로 가계소득 1분위(21만7,000원)보다 2배 이상 썼다. 액수로는 전국가구 평균(67만4,000원)에는 못 미쳤지만 전체지출대비 비중은 29.1% 로 전국가구 평균(22.8%)보다 높았다. 이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을 포함한 비정규직 노동자들 상당수가 4대 보험 미적용대상이거나 가입하기 어려워 개인연금(보험)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민주노총은 분석했다.

조사대상자 세대별로도 지출항목의 차이가 났는데 의료비의 경우 50대 이상은 21만9,000원을 지출, 40대 이하(10만7,000원)보다 2배 이상 썼다. 반면 주류 담배는 40대 이하가 5만8,608원을 지출, 50대 이상(4,762원)보다 12배 이상 많았다.

이정호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실장은 “조사대상자들의 대부분이 소득 1분위에 속하고 점점 다른 계층들과 문화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음이 증명됐다”며 “이는 사회적 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의 문화향유권을 확보하기 위한 내실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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