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 강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상승 추세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달 18일 1,137.6원을 찍은 뒤 뚝 떨어져 1,100원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12일에는 증시 하락 영향으로 조금 올랐으나,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원화 강세를 점치고 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 등으로 서민들의 체감 물가를 낮추려면 원화 강세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정부도 최근 환율 하락세를 용인하고 있는 분위기다.
환율이 빠르게 변할 경우 ‘환(換) 테크’가 매우 중요하다. 자녀를 해외에 유학 보내 송금을 해야 하는 경우, 송금 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다. 하지만 환율 변동성이 크다면 외화예금 등을 통해 원화 값이 크게 올랐을 때마다 분할 매수해 두는 것이 좋다. 원화 값이 오르기만을 기대하며 달러 매입을 늦추다가는 등록금이나 생활비 등 꼭 필요한 때 송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화예금이 있으면 적지만 이자도 받을 수 있고 환전이나 송금 시 수수료 우대혜택도 받을 수 있다.
반면 특별한 용도 없이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가급적 빨리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
해외펀드 가입자들은 기껏 거둔 수익을 원화 강세로 까먹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달러 기준으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원화로 환산하면 얼마 안 될 수가 있다. 사전에 환 헤지를 해 두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앨 수 있다.
환율이 내릴 때 해외여행을 할 경우에는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신용카드로 해외에서 결제한 뒤 국내 은행이 청구대금을 확정하는 데는 보통 3~4일이 걸린다. 이 기간에 환율이 내리면 현찰 구매할 때보다 돈을 아낄 수 있다.
체크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환가료(환율변동위험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신용카드의 경우 국내 카드사들은 보통 결제금액의 0.5~0.7%를 환가료로 부과하지만, 체크카드는 대부분 건당 수수료(KB카드의 경우 0.5달러)만 부과된다. 따라서 한번에 결제하는 금액이 클 경우 수수료가 고정돼 있는 체크카드가 유리하다.
또 원화 강세 시기에는 해외여행이나 출장 시 쇼핑을 기내보다 면세점에서 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는 면세품 가격을 이전 달의 환율을 기준으로 책정하기 때문. 원화가치가 계속 상승하는 추세라면 현재 환율을 반영하는 면세점 가격이 기내보다 조금 저렴할 수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