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의 '한복 착용 손님 뷔페식당 출입금지' 파문이 호텔측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논란이 국회 등 정치권으로 확산되자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엄중한 처리"를 말했고, 네티즌들은 일본 여성들이 전통의상 기모노를 입고 신라호텔을 출입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인터넷에 퍼나르는 등 신라호텔에 대한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4일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2004년 6월18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일본 자위대 창립 50주년 행사 당시 일본 여성들이 기모노를 입고 출입하는 모습의 사진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이 행사는 기존에는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열렸으나 당시 50주년 행사는 우리 정부와 국회 인사 등도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08년 일본호텔교육센터가 신라호텔에서 주최한 제14회 '료칸ㆍ호텔문화 국제교류 시리즈_ 오카미 인 코리아' 행사에도 료칸(일본식 여관) 여주인들이 기모노를 입고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신라호텔은 당장 '신라'라는 이름을 떼어내길 바란다" "한국을 무시하는 호텔이 대한민국 호텔이라니"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됐다. 이날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은 한복을 입고 참석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화부 관계자들을 추궁했다. 김 의원은 "특급호텔이 전통문화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며, 자녀 결혼식 때 한식연회 제공 호텔을 찾는 데 겪은 어려움을 소개하면서 국내 호텔의 한식당 외면 실태를 질타했다.
정병국 장관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해 엄중 처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정부 지원을 통해서라도 특급호텔에서 한식을 즐길 수 있도록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바라고 있는 신라호텔은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호텔 관계자는 "사진에 나온 자위대 50주년 행사의 경우 장소를 아예 대여해주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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