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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니혼TV 서울지국장 현창일씨…재일동포 출신 첫 해외지국장/ "한류열풍으로 일본 기자도 '한국 배우자'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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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니혼TV 서울지국장 현창일씨…재일동포 출신 첫 해외지국장/ "한류열풍으로 일본 기자도 '한국 배우자' 생각"

입력
2011.04.1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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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도 재일동포이기 때문이 아니라 알기 쉽게 한반도 소식을 전해달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일본 민영방송사 니혼TV 서울지국장으로 재일교포 3세인 현창일(39)씨가 지난 1일자로 부임했다. 일본 언론사의 재일동포 출신 해외지국장은 처음으로, 순혈주의가 강한 일본 풍토에서 이례적이다.

일본 이바라키현에서 자라난 현씨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조총련계 학교에 다녔고,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1988년 가족 모두가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현씨는 인터뷰 도중 "할배는 돌아가셨다"며 경상도 사투리를 쓰기도 했다. "이바라키현에 경상도 사람들이 많아 할배, 할매가 표준어인줄 알고 자랐어요. 고치려고 해도 아직도 툭툭 튀어나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현씨는 "당시 반일 감정이 강했던 때라 '반쪽빠리'라는 말을 들었다"며 "따뜻하게 환대해줄 것이라는 환상이 깨지면서 많은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와 한국의 경제발전을 접하며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현씨는 일본 언론이 한국을 보는 시각에 대해 "1990년대 중반까지는 식민지였던 한국을 낮게 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2000년대 들어 인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일본이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반면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고도 빠른 회복력을 보인데 대해 일본의 젊은 기자들이 '한국을 배우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3, 4년이면 끝날 거라고 생각했던 한류열풍도 계속되면서 위상이 많이 올라갔습니다."

현씨는 "도호쿠 대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선 한국이 교과서 문제 때문에 돌아서면 어떡하나 걱정했다"며 "그러나 일본 돕기와 교과서 문제를 냉철하게 따로 보는 한국언론을 보며 한일관계가 많이 성숙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생활에 대해 "택시를 타도 신속하게 데려다 주고, 은행에서 계좌개설도 빠르다"며 "일본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에너지를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현씨는 니혼TV에 입사한 뒤 기자와 PD로 활동했다. 2007년 한국 대선,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사고 등 한국 관련 뉴스를 많이 취재했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때는 조총련계 후배인 북한 국적의 정대세 선수를 단독 인터뷰하기도 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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