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과학고(과학영재학교) 입시에서는 수학ㆍ과학의 교과 지식을 묻는 고난도의 시험 문제대신 중학교 수준의 교과 지식을 토대로 풀 수 있는 창의력ㆍ논리력 측정 문제가 지필고사에 출제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2012학년도 서울과학고 입학전형 요강을 발표했다. 서울과학고는 영재교육진흥법에 의거한 영재교육기관으로 대학처럼 학점 이수제와 무학년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과학고는 초중등교육법을 따르는 특수목적고로 국가교육과정에 따라 과목별 일정 단위를 이수해야 한다. 또 과학고는 해당 시도별로 학생을 모집하지만 과학영재학교는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다. 과학영재학교는 서울과학고 외에 부산의 한국과학영재학교, 경기과학고, 대구과학고 등 전국에 4곳이 있다.
서울과학고의 입학전형은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학영재성 전형과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기회균등 전형으로 나뉜다.
120명을 선발하는 과학영재성 전형은 지난해 4단계에서 올해 3단계로 단축됐다. 1단계에서 추천서와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 등 서류평가가 실시되고, 2단계에선 영재성 검사와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하는 지필고사가 치러진다. 3단계는 2박3일의 과학캠프를 통해 과제수행능력, 심층면접, 인성평가가 실시된다.
지난해에는 2단계 영재성ㆍ사고력 평가와 3단계 문제해결력 평가에서 수학과 과학 과목의 심화 지식을 측정했으나 올해부터 통합돼 비교과의 서술형 문제가 출제된다. 창의력 논리력 측정 문제는 중학교에서 배운 학업 내용을 기초로 과학 현상의 원리를 다양하게 찾아내는 상상력과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능력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비행기가 물고기와 부딪히는 상황이 어떻게 생길 수 있는 지 서술하라'처럼 수학ㆍ과학 지식과 무관한 창의성을 측정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정원 외로 12명 이내의 학생을 뽑는 기회균등 전형도 올해 방식이 달라진다. 지난해에는 일반학생들과 같은 방식으로 4단계 전형이 실시됐지만 올해는 1단계에서 학생기록물 평가와 입학담당관들의 방문면접을 실시하고, 2단계에서 1박2일 과학캠프를 통해 학생들의 개별, 집단, 심층 면접을 진행해 합격자를 가린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깊이 있는 수학 과학의 교과 지식을 측정하는 문제가 출제돼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아 이를 시정하려 했다"며 "올해 입시에도 올림피아드를 비롯한 각종 경시대회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사교육 억제 원칙을 강화하기 위해 2013학년도 서울과학고 입시부터는 지필고사 없이 면접과 과학캠프 과정만 반영하는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과학고는 다음달 11~16일 원서를 접수하며 최종 합격자는 7월27일 발표한다. 이달 16일 경기여고, 23일 전남대와 경북대, 24일 카이스트, 30일 서울과학고에서 각각 입학설명회를 연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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