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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다큐/ 시골 마을 최고령 여성 축구팀 '생초 여성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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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다큐/ 시골 마을 최고령 여성 축구팀 '생초 여성 FC'

입력
2011.04.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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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안 축구를 못 해 몸이 근질근질했지예. 이제 다시 운동을 시작하니 흥분되고 힘이 절로 납니더."

국내 최고령 여성축구팀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생초 할머니축구단이 따사로운 봄볕 속에 그라운드로 내달린다. 평균나이 60세, '생초 여성FC'. 그들만의 축구시즌이 돌아왔다.

3일 경남 산청군 생초면의 인조잔디축구장에선 할아버지축구단과 할머니축구단간 한바탕 '성(性)대결'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국내 유일의 시골 할머니축구단에 창녕의 할아버지축구단이 '원정 미팅(?)'을 온 것이다. 승부는 1대1 무승부. 여자들이라고 쉽게 생각했던 '까도남' 들이 체면을 구겼다.

'생초 여성FC'가 창단 된 것은 지난 2008년 5월, 이 고장에 인조잔디 축구장이 생기면서부터다. '우리 여자들도 운동 좀 해보자'며 몇몇이 의기투합하면서 시작됐다. 지리산 자락에 둘러싸인 생초면은 축구 명문 고장이다. 박항서 전 국가대표 코치 등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전•현직 선수 70여명이 생초면 출신이다.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농사와 식당, 미용실, 목욕탕 등을 운영하는 28명의 회원들은 일주일에 두 차례 모여 연습하고 시합도 한다. 시합이 있는 날이면 저녁을 손수 해결해야 하는 남편들은 "여자들이 축구와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났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연습경기는 주로 마을 남자 이장단과의 성 대결이지만 가끔 인근 지역의 유소년축구단과도 이벤트 경기를 갖는다. 최고령 신영순(65)씨는 "축구를 하면서 건강도 좋아졌고 생활에 활력이 넘친다. 영감보다 축구가 훨씬 좋다"며 활짝 웃는다.

할머니 축구단은 이미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올해는 경남FC 홈 개막경기에 초청돼 실력을 뽐냈다. 박승순 생초면장은 "우리 면이 생긴 이래 할머니 축구단이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최고로 잘하고 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3년의 내공이 쌓이면서 이제는 드리블과 헤딩 킥 등 실력도 제법 늘어 '할머니 메시'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다. 언제나 청춘, 갈수록 진화하는 생초FC 할머니축구단 파이팅!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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