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문단속에 나섰다.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특히 제2금융권은 물론 은행들까지도 전면적인 보안실태 재점검을 벌이고 있다.
가장 긴장한 곳은 캐피탈회사들.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이 저 정도인데 다른 곳은 어떻겠나"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번 사태가 캐피털업계 전체의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아주캐피탈과 신한캐피탈, 롯데캐피탈 등 주요 캐피털사들은 지난 9일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긴급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체 점검결과 해킹은 없었으며 설령 해킹이 되더라도 해독이 어렵도록 보안 솔루션을 도입해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업계도 분주해졌다. 주말에 이미 모의 해킹 실험을 끝마친 A카드사 관계자는 "현대캐피탈과 유사한 해킹 환경을 만들어 모의 실험을 한 결과 방어에 성공했다"며 "보안 전담 인력 8명과 IT종사자 270명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계열 카드사는 그룹 차원에서 통합관제센터를 운용하므로, 은행 수준의 비교적 안전한 보안이 작동하고 있다는 평. KB카드 관계자는 "주말 KB지주 차원에서 은행과 카드사 서버를 총체적으로 점검했다"며 "이와 별개로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은 연2회, 해킹은 연4회 모의 훈련을 하고 있고 국내 최고 보안업체인 안철수 연구소와 연계해 상시 모니터링 작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거래 특성상 개인정보 해킹보다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또는 증권사 홈페이지를 이용한 사이버 테러가 발생하지 않을까 항상 걱정하는 분위기. 2008년 디도스 공격을 받았던 미래에셋증권은 해커의 침입 단계별 보안 솔루션을 구축했고, 삼성증권의 경우 전산센터를 본사와 분리해 백업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제2금융권에 비해 상시 관리ㆍ감독 체계가 발달해 해킹이 쉽지 않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그래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역시 휴일에 서버를 재점검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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