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넘도록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11일엔 후쿠시마현 하마도리 앞바다에서 규모 7.0의 강력한 여진이 또 발생했다. 이로 인해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의 외부 전원이 한때 차단되면서 냉각수 주입이 중단되는 긴장된 상황이 벌어졌다.
11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6분 후쿠시마현 하마도리와 이바라키(茨城)현 남부지방 등에서 진도 6, 이바라키 북부 지방에서 진도 5의 지진이 관측됐다. 도쿄에서는 진도 4를 기록했는데, 도심 고층 빌딩에서도 1분 가량 진동이 느껴졌다. 진원 위치는 북위 36.9도, 동경 140.7도이고 깊이는 10㎞로 추정된다.
일본 기상청은 즉시 도호쿠 해안일대에 0.5~1m 높이의 쓰나미 경보를 내리고,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도호쿠 대지진 이후 방사성 물질이 계속 유출되고 있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이날 여진 때문에 1~3호기 외부전력을 한때 차단했다가 재개했다. 이로 인해 냉각수 주입이 중단되면서 원자로 노심의 외부 노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니시야마 히데히코(西山英彦)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 심의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외부전력 차단은 쓰나미 경보에 대비한 것으로, 11일 오후 6시5분께 쓰나미 경보가 해제되면서 곧바로 전력공급을 재개했다"며 "4∼6호기의 전원과 냉각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니시야마 심의관은 "지진 발생 당시 현장에서 근무하던 작업 인력에 대한 대피명령도 내려졌으나, 이 역시 쓰나미 경보에 대비한 것"이라며 "원전 주변 방사선 수치에도 변화도 없다"고 전했다. 이날 지진의 영향으로 2호기 주변 작업 터널에서 고농도 오염수를 복수기로 옮기는 작업도 중단됐다.
한편 이날 지진으로 이바라키현 류가사키시에 사는 63세 남성이 넘어지면서 뒷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또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도로 옆에서 산사태가 나면서 이 곳을 지나던 차량이 매몰되는 등 곳곳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도호쿠, 조에쓰, 나가노 지역에서는 신칸센 운행이 한때 중단됐으며 도쿄에서도 도쿄 메트로를 비롯, 지하철 일부가 10분 가량 운행을 멈췄다. 이날 오후 5시17분께와 오후 6시5분께에도 후쿠시마현 인근 지점에서 규모 6.0와 규모 5.2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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