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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흠 한국의료지원재단 이사장 "잊혀져 가는 정 되살리듯 기부문화 확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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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흠 한국의료지원재단 이사장 "잊혀져 가는 정 되살리듯 기부문화 확산해야"

입력
2011.04.11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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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어릴 적 별명이 ‘광화문 복덕방’이었습니다. 신촌에 있는 학교 마치고 버스로 광화문 앞에 내려 집에까지 걸어가면서 열 걸음 걷다가 한 번씩 계속 인사를 해 친구들이 붙여준 겁니다. 인구 이동이 적고 동네 사람들이 누구 집 숟가락은 몇 개인지 환히 알고 지낸 그때는 못살았지만 돕고 사는 정이 넘쳤습니다. 세상이 바뀌었고 지금은 그 옛날 ‘인정’을 대신하는 게 ‘기부’입니다.”

의료전문 모금기관인 한국의료지원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은 유승흠(66)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는 11일 “잊혀져 가는 정을 되살리는 듯 기부문화를 더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료지원재단은 희귀난치성 질환이나 암, 백혈병 등의 치료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 가족을 돕기 위한 비영리 민간법인으로 12일 오전 11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출범식을 갖고 국민성금 모금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재단은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건강 향상에 기여한다는 청사진 아래 정부의 의료비 지원 혜택을 보지 못하는 저소득 계층 환자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유 이사장은 모금 조성목표에 대해 “수백억 정도라고 어림잡아 이야기 할 수는 있지만 그런 금액보다 기부문화 확산이 우선 목표”라며 “‘하루 100원 한달 1만원 기부’를 구호로 조금씩 아껴서 내는 정성을 모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에서도 평균 소득이 서울보다 높은 지역이 많기 때문에 이런 지역의 기부문화 조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한국실명예방재단, 혈액암협회 등 13개 의료비 지원단체와 협의를 거쳐 의료 각 분야 전문가로 지원위원회를 구성했다. 상반기 중 의료비 지원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뒤 성금이 모이는 대로 바로 지원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상자는 이들 단체와 병원 등의 추천을 받은 뒤 철저한 심사를 통해 정하고 사후에도 지원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 검증해 투명성을 높일 방침이다.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 문제로 기부 재단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데 대해 유 이사장은 “기부자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자신이 낸 성금이 제대로 쓰고 있는지 여부”라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지원 대상 선정 과정은 물론 사후에도 현장 검증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예방의학이 전공인 유 이사장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부원장, 보건대학원장을 지냈고 건강보험 도입 초기 복지부에서도 일했다. 유한양행 설립자이며 깨끗한 기업인상을 정립한 고 유일한 박사의 장조카로 유학학원 이사장도 역임했다. 모금 문의 (02)2090-2887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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