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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Potato] "법적 분쟁 위험 줄여 경쟁력 향상, 규제 아닌 경영 도우미로 큰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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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Potato] "법적 분쟁 위험 줄여 경쟁력 향상, 규제 아닌 경영 도우미로 큰 역할"

입력
2011.04.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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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지원인제 찬성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은 체계적인 준법관리시스템을 두고 있지 않아 기업의 존폐가 달린 법적 분쟁에 쉽게 노출되고, 분쟁이 발생한 후에야 이를 수습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최근 국회에서 상법개정안 통과로 추진을 눈 앞에 두게 된 준법지원인제도는 경제계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기업을 감시하고 규제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오히려 기업의 경영진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다.

현대는 경영 환경과 기업 관련 법령이 복잡다기해지고, 소비자, 주주, 채권자, 근로자 등 이해관계인의 의식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 이로 인해 기업은 다양한 법적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예컨대, 미국의 전체 반독점법위반 사건 중 20% 정도가 국내 기업에 관련되어 있으며, 자산규모 500억원 미만의 소규모 상장 회사들은 연간 160건에서 170건 사이의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은 체계적인 준법관리시스템을 두고 있지 않아 기업의 존폐가 달린 법적 분쟁에 쉽게 노출되고, 분쟁이 발생한 후에야 이를 수습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준법지원인제도는 이러한 관행을 타파해 수 많은 법률 위험을 시스템에 따라 사전에 예방하자는 것이다.

준법지원인의 역할은 크게 '시스템 구축', '교육', '모니터링', '위법행위 발견 및 시정'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즉, 각 기업의 고유한 특성을 잘 아는 법률전문가가 기업의 경영 활동 과정에서 예상되는 법적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준법통제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임직원이 준법통제 기준을 잘 준수할 수 있도록 철저히 교육하며, 기업 내부에서 위법 행위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위법 행위가 발견된 경우 이를 조기에 고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먹구구식 경영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기업 경영을 통해 기업의 안정성, 경쟁력 및 대외적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준법통제시스템을 성실히 운영하는 기업은 분쟁의 여지를 사전에 차단해 불필요한 법률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만약 법적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도 기업 및 경영진의 주의 의무를 다하였다는 점을 이유로 그 법적 책임을 감면 받을 수 있다. 미국의 연방양형지침에서는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한 양형에 있어 준법통제시스템 운영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고, 일본, EU 국가들도 관련 법규 및 판례를 통해 준법통제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하고 이를 기업범죄에 대한 처벌기준으로 고려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은 준법지원인제도가 제도화된 지 이미 오래이며, 삼성증권,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이 준법통제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생산성이 매우 높아진 반면, 법률 분쟁은 5건 미만에 불과하다. 준법지원시스템의 중요성을 일찍 간파한 삼성의 경우 자발적으로 올해부터 전 계열사에서 준법지원인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물론, 처음 이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약간의 추가 비용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기업의 이러한 노력을 보상할 수 있도록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한 과징금규정, 양벌규정 등에서 혜택을 부여하고 형사처벌 시 양형 기준으로 적극 고려하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준법지원인 제도는 기업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무엇보다 준법지원인의 법률전문성, 독립성, 윤리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변호사가 준법지원인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는 정부 공공기관 기업 등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 법률전문가를 배치시켜 법치주의의 저변을 넓히려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도입된 로스쿨 제도의 취지와도 맞아 떨어진다.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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