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주의자, 빨갱이, 동무….' 우리사회에서 극히 민감하게 취급되는 단어들이다. 정치권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여야 원내사령탑인 한나라당 김무성ㆍ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최근 국회에서 이 단어들을 주고 받으며 작은 설전을 벌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북한인권법 처리 문제가 발단이 됐다. 두 사람은 8일 오후 국회에서 우연히 만났다. '4월 임시국회 회기내 북한인권법 처리'를 공언한 김 원내대표는 법안에 반대하는 박 원내대표를 거듭 압박했지만, 박 원내대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니까 (박 원내대표가) 종북주의자라는 비판을 받는 게 아니냐"고 강펀치를 날렸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즉각 "내가 원래 빨갱이인 줄 몰랐느냐"고 받아 쳤다.
자칫 큰 언쟁으로도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평소부터 '통하는' 사이로 알려진 김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얼굴을 붉히기 보다는 껄껄 웃어 넘겼다고 한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다른 현안을 놓고도 한동안 토론을 벌였고, 헤어질 땐 서로를 '김 동무', '박 동무'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인권법을 놓고 벌어질 두 원내대표간 정면 충돌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4월 중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끝까지 막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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