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日 도호쿠 대지진 한달] '위험사회'에 눈뜬 한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日 도호쿠 대지진 한달] '위험사회'에 눈뜬 한국

입력
2011.04.10 17:33
0 0

'방사능의 무차별적 위협' 실감안전문제 중요성 각성 계기돼"시민들 적극적 대응 나설 것"

일본 도호쿠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건은 안전에 대한 국민 인식의 대변환을 예고하고 있다. 강 건너 불로만 생각했던 방사능 공포가 현실적인 위험으로 피부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큰 저항 없이 받아들여졌던 국내 원전의 개발논리나 안전성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되짚어보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도의 산업화를 거치면서 한국사회는 안전에 대한 인식 수순이 낮았다"며 "일본 원전 사태는 그런 면에서 안전문제를 인식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는 "방사능 비처럼 쏟아지는 무차별적인 위협은 '불안하면 안 먹으면 그만'이던 광우병 사태 때와 그 수준을 달리 한다"면서 "녹색에너지로 포장돼 더러는 환영 속에 설치됐던 원전의 개발논리가 향후 큰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원전이 새로운 국면을 맡게 됐다는 것이다.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국민적 각성의 계기가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1997년 IMF 경제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일본 원전 사태 역시 우리가 아무리 잘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웠다"며 전 지구의 안전을 위협할 수 사안에 관한 한 정부나 국제기구가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단체 등을 통해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교수는 "'내 운명이 나와 무관한 사람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이토록 한국인들에게 주입된 적이 없다"며 "이대로 가만 둘 수 없다는 시민들의 각성과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불안감과 맞물려 정보부재에 따른 불신도 커졌다는 지적도 있다. 이창한 정신과 전문의는 "모르는 게 약이라며 정부가 국민들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관련 기술이 발달하고 SNS 등으로 세계가 점점 촘촘해졌다"며 "주변의 환경에 대해 개인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된 만큼 국민들의 피로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국민들의 불안을 단순히 '불순세력이 조장한 공포'로 정부가 몰아세우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