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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사막 녹화, 노익장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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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사막 녹화, 노익장의 도전

입력
2011.04.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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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불청객 황사가 어김없이 찾아온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황사발생의 3가지 조건인 사막의 모래와 저기압, 편서풍만 갖추면 계절에 관계없이 황사가 우리를 괴롭힌다. 황사를 막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황사 발생의 주된 원인인 사막은 더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만 매년 제주도 면적의 약 1.5배 땅이 생산성이 점점 떨어지는 사막화지역으로 바뀌고 있다.

공직을 은퇴하고 사막 녹화에 열정을 태운 토야마 세이에이(遠山正瑛ㆍ 1906~2004) 박사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정년이 없음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권병현(權丙鉉ㆍ1938~) 녹색대사를 소개한다. 토야마 박사는 돗토리대 건조지연구센터 교수(과수학 전공)로 근무하고 65세에 정년퇴직했다. 84세가 되던 1991년에 '일본 사막녹화실천협회'를 설립하고 민간인이 참여하는 녹색협력대를 발족했다.

이어 97세로 운명하기 전까지 내몽골 사막에 주로 머물면서 약 150회에 걸쳐 녹색협력대원 8,000명과 함께 약 350만 그루의 포플러를 심어 사막생태원을 조성했다. 박사는 역사적으로 중국에 도움을 받은 일본이 대동아전쟁 등으로 중국에 고통을 준 것에 반성하고 동북아시아 환경공동운명체라는 점에서 중국사막에 나무를 심었다고 했다.

토야마 박사의 남다른 열정은 평소 강조한 어록에서 볼 수 있다. '하면 된다' '노하우, 기술, 자금 3가지만 있으면 불모의 땅도 개발할 수 있다' '쉬지 않는 것이 장수와 건강의 비결이다' '농학은 쉼이 없다' '실천하지 않고 생각만 하면 안 된다' 등에서 실천적인 농학자의 길을 강조했다. 농학인은 책상이 아닌 농업현장에서 일하라 했다. 선생은 2003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에도 사막 녹화에 열정을 다하는 노익장이 있다. 권병현 대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주중 한국대사를 포함해 평생을 외교전문가로 근무하고 2000년 퇴임했다. 한중 청년교류와 사막 녹화를 위해 2002년 (사)미래숲(한ㆍ중문화청소년협회)을 설립했다. 매년 봄 100여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녹색봉사단을 이끌고 중국 대학생들과 사막에 나무도 심고 우의를 다지는 민간외교를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째다.

우리나라에 가장 가까운 내몽골 쿠부치사막에 중국공청단과 현지 지방정부와 협력해 2006년부터 현재까지 약 4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 사업은 매년 계속되고 있다. 권 대사는 유엔 3대 환경협약의 하나인 UNCCD(유엔 사막화방지협약)의 초대 지속가능 토양관리 및 녹색대사(Greening Ambassador)로 지난해 임명돼 글로벌 사막화 방지의 대표주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토야마 박사와 권 대사는 사막화 방지를 위해서는 나무를 심는 일과 함께 현지인들의 수입을 대폭 증대시키는 소득작물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막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은 환경 보호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가축을 키우기 위해 무분별하게 방목하고, 땔감으로 나무를 베고, 물과 토양을 잘못 관리하고 있다.

필자는 2008년 서울 한중정상회담에서 체결된 '사막화방지 과학기술 협력' 양해각서에 의해 설립된 '한ㆍ중사막화방지 생명공학공동연구센터' 사업 (교육과학기술부)을 운영하고 있다.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면 사막화 방지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보존 및 식량과 바이오소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막 녹화를 위해 열정을 보여준 노익장의 끝없는 도전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때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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