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삼성전자가 다소 저조한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1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됐다. 다른 주요 상장사도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놓을 예정인데, 증시 주변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에도 못 미쳤고 매출액도 전 분기 대비 11.6%나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는데, 수출 비중이 큰 다른 대기업도 비슷한 처지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최근 전반적인 이익 전망 하향 추세에도 불구, 이익 전망치가 늘어나고 있는 업종이나 종목을 대안 투자대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지수 상승이 대형주 위주였던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종별 실적 전망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뿐 아니라 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정보기술(IT) 종목의 1분기 실적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IT업종에 대한 업계의 순이익 전망치는 1월말에 비해 120%나 줄어들었다. IT 대형주 가운데 연초 기대치보다 현재 전망치가 더 높은 곳은 하이닉스가 유일하다.
정부가 주도하는 물가대책의 영향을 집중적으로 받는 전기ㆍ가스 등 유틸리티 업종과 통신서비스 업종도 각각 31.8%와 5.3% 가량 전망치가 낮아졌다. 유통과 음식료 등 소매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 2분기는 영업이익 개선이 예상된다. 철강업종도 2분기 철강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종과 에너지 분야는 1분기에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 이미 주가도 상당히 올랐다. 하지만 자동차주는 최근의 원ㆍ달러 환율 급락이, 정유주는 정부의 휘발유 가격 인하 압박은 주가에 부담이다. 은행과 금융지주사는 1분기 실적이 지난해 보다 개선될 것이 확실하지만, 상대적으로 매우 싼 가격과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규제 리스크는 부담요인이다.
실적 좋은 중소형주에 관심
개별 종목 중에서는 대형주보다는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 많다. 지난해부터 시작돼 최근까지 이어진 상승장에서 주로 대형주들이 수혜를 입었기 때문에 중소형주의 가격부담이 덜하다는 것. 특히 개별 종목의 호ㆍ악재만 고려하지 말고, 고물가와 원화 강세, 일본 대지진 등 거시경제적 환경변화가 실적에 미칠 영향을 잘 판단해 종목을 고르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8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2000~2009년 평균 영업이익보다 배로 늘어난 종목 중 이익이 안정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LG패션 티씨케이 테크노세미켐 하이록코리아 영풍정밀 등을 추천했다.
중소형 부품 기업 중 일부는 일본 대지진의 수혜를 받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화증권이 미래나노텍을 추천한게 대표적이다. 미야기현 센다이시에 있는 소니케미컬의 광학필름 공장 가동이 중단됐는데, 이 회사가 SLCD에 납품했던 프리즘시트를 대신 공급키로 했다는 것. 하나대투증권은 평화정공이 일본지진 수혜가 가능한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추천했다.
동양종금증권은 넥센타이어, 와이지-원 등을 자동차업종의 지속적 호황으로 실적이 좋아질 종목으로 추천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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