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허위 글 유포 2억 갈취

유명 증권 사이트에 특정 코스닥 기업이 상장폐지될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검찰과 금융당국에 무차별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뒤 합의금 명목으로 기업 경영진으로부터 수억원을 뜯어낸 상습 갈취범들이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이석환)는 일명 ‘코스닥 하이에나’로 불린 양모(59)씨와 인터넷언론사 대표 정모(53)씨 등 2명을 공갈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남모(43)씨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코스닥 상장기업 A사에 투자했다 손실을 보자 2008년 5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A사 대표 윤모씨를 상대로 “돈을 주지 않으면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협박해 2억원을 뜯어냈다. 양씨는 금융감독원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하는가 하면 금감원 담당자를 검찰에 고발하고 중앙일간지에 금감원 비방 광고를 내기도 했으며, 수시로 A사를 찾아가 업무를 방해하고 윤씨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 할 것처럼 겁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양씨는 또 지난해 4~5월에는 “B사 경영진의 비리 혐의로 회사가 상장폐지되고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는 악성 글을 증권사이트 팍스넷에 40회가량 올린 후 B사를 상대로 “돈을 줄 때까지 악성 글을 계속 올리겠다”고 협박, 3,400만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