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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꼴찌할 때도 챔프DNA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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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꼴찌할 때도 챔프DNA 믿었다"

입력
2011.04.10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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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가 2010~11시즌 NH농협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2(25-22 17-25 25-18 23-25 15-12)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전승으로 4시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이로써 2005년 프로 원년 우승 이후 통산 다섯 번째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1995년 팀 창단 이후 실업배구리그까지 포함하면 13번째 챔피언이다. 국내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삼성화재처럼 특정 종목에서 독주하는 팀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삼성화재는 특히 올 시즌 2라운드 막판 꼴찌로 내려앉는 충격을 딛고 정상까지 오르는 저력을 뽐내 배구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괴물용병 가빈 슈미트는 이날도 53점을 홀로 책임져 팀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가빈의 챔프전 4경기 총득점은 192점. 매 경기48점을 올린 괴력이다. 가빈은 기자단 투표에서 52표 중 50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챔프전 MVP에 올랐다.

“꼴찌로 떨어졌을 때도 챔피언을 꿈꿨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2라운드 꼴찌로 추락했을 때도 챔프전을 생각하고 있었다”며 “우리 팀에겐 남다른 우승 DNA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개개인의 전력을 비춰보면 석진욱이 부상으로 빠진 우리팀이 정규리그 1위인 대한항공보다 열세였다. 그럼에도 삼성화재가 우승한 것은 챔프전 진출경험과 선수들 사이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8년여 지도자 생활 중 꼴찌추락은 처음이었다는 신감독은 “당시 그룹 최고위층에서 배구팀의 성적 부진에 대해 질책이 쏟아졌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선수들을 믿고 흔들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고참 여오현과 주장 고희진이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등 명가 복원에 앞장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팀이 최하위로 떨어지던 날 고희진이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겠다고 자청해 3라운드 시작과 함께 매일 아침 6시30분에 후배들과 함께 운동장을 뛰는 등 강도 높은 정신재무장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가빈에게 공격을 몰아주는 ‘가빈 몰빵’배구에 대해서도 “그만큼 가빈이 우리 팀에 완전히 녹아 들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챔프전 등 총 10경기 중 LIG손해보험에만 1경기를 내주고 싹쓸이한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상대가 누구든 우리가 준비한 것 만 하면 이긴다. 선수들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믿는다”며 “감독이 선수들 보다 빛나는 팀은 무너지게 돼 있다. 감독은 절대 앞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 핵심 조연이 바로 감독이다”고 말했다.

여자부 챔피언엔 현대건설 첫 등극

한편 여자부 챔피언엔 현대건설이 등극했다. 황현주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같은 날 수원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21-25 25-21 25-23 25-18)로 누르고 통합전적 4승2패로 프로무대 첫 챔피언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꽃사슴’황연주(현대건설)가 총 28표중 19표를 획득, MVP를 차지했다.

대전=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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