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평균 230명(경찰청 통계), 매달 20명의 대학생이 자살하고 있지만 국내 대학에는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인 우울증을 치료할 의료시스템이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대학 내에서 상담부터 약물 치료, 입원까지 '원스톱'으로 진료하는 미국 대학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내 대학 중 보건진료소나 건강센터 등 대학 내 의료시설에 신경정신과가 있는 곳은 서울대와 카이스트 단 두 곳뿐이다. 서울대는 기존에 주 1,2회씩 운영하던 신경정신과 진료를 2007년부터 주 5일, 하루 4시간씩 운영하고 있고, 카이스트는 지난해 건강관리실 내에 신경정신과를 신설했다.
그러나 서울대 관악 캠퍼스 보건진료소 신경정신과의 경우 진료 인력은 2명(신경정신전문의, 정신보건 간호사 각 1명)밖에 안돼 진료를 받으려면 최소 1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서울대는 올 하반기 정신과 전문의 한 명을 더 충원하고 정신건강 센터를 3개 클리닉(스트레스ㆍ명상치료ㆍ뉴로피드백)으로 확충할 계획이지만 상담 건수가 연간 3,000건에 육박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카이스트는 지난해 11월 새로 문을 연 교내 병원에 정신과 전문의 2명으로 구성된 스트레스 클리닉을 신설했지만, 일주일에 4차례(오전 3회, 오후 1회) 진료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다른 대학들도 교내 건강센터나 보건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예방접종과 1차 외상 치료, 치과 등이 주업무로 진료 과목에 신경정신과 자체가 없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 건강센터(Health Service)에는 정신과 전문의 11명, 임상 심리사 7명 등 정신보건팀에 29명의 인력이 있고,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건강센터(MIT Medical) 정신보건 인력도 21명이다.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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