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12일 잇단 학내 자살 사태와 관련한 거취 문제에 대해 "지금은 사퇴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이날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학생들의 교육은 물론 정신적, 육체적 안전까지 지켜야 할 총장으로서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총장은 여야의 상당수 의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책임을 통감한다. 여러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사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서 총장은 "시작한 일을 어느 정도 마치고 그만두는 게 옳다고 본다"며 "그렇지 않은 (사퇴에 반대하는) 의견도 학내에 있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최근 "미국 명문대 자살률은 더 높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데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서 총장은 잇단 학생 자살의 원인으로 지적된 '징벌적 등록금제'와 관련, "최근 학생들에게 얘기한 대로 해당 제도는 없애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또 "지금까지 학사 운영이 전체적으로는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고칠 것은 고치겠다"며 "학생들을 위한 정신 상담을 강화하고 영어 수업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이스트는 이날 오후 ▦학사 8학기 수업료 전액면제 ▦영어 강의 전공수업에만 적용 ▦학업부담 20%경감 등을 골자로 한 학사운영 및 교육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한편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이날 서 총장에게 혁신비상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기로 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는 투표에 들어갔다. 교수협이 전날 제시한'새로운 리더십'의 구체안 마련을 위해 혁신위 구성을 제시할 것인지에 대한 찬반 입장을 묻는 것이다.
교수협은 구성원 510명 중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 13일 투표 결과를 발표한 뒤 서 총장에 즉각 전달하고, 14일 정오까지 확답을 요구하기로 했다. 서 총장이 이를 거부하거나 답변에 불응하면 총회를 통해 서총장 사퇴를 결의하고 퇴진 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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